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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두 Aug 17. 2024

따뜻하던 겨울에

#560

책가방 매고 다니던 시절

그 해 겨울은 겨울이 아니듯 따듯하던 겨울


오래 걸어 넘어가야만 하던 언덕엔

성긴 개나리 덤불이 사뿐 앉아있었다


볕 좋은 봉우리엔 봄이 마실 나왔고

계절을 잊은 노란 꽃망울은 제 차례인 줄 알았더라


잠자기 바빴던 벌은 날아오지 못했다

소식을 듣지 못했던 것일까


봄바람 먼저왔던 언덕 봉우리 개나리 덤불

온 세상 꽃으로 덮히던 계절에 저 혼자 조용하던 이유


왜 나는 오늘도 그 개나리가 생각날까

겨울이지만 봄바람이 찾던 그 노란 꽃망울이 그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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