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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송인 Aug 28. 2024

내가 누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기록은 내가 겪은 경험을 견고하게 쌓는 과정이에요. 무수히 쌓인 경험은, 삶의 방향성과 개성을 만들게 됩니다. 그럼 남들의 인생을 따라 하지 않고 ‘나다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죠. - 거인의 노트를 쓴 김익한이 롱블랙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


나다운 게 어떤 건지 다른 사람에게 말해 보라고 하면 아마 대부분 한동안 입을 떼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록은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기록된 과거 궤적이 나다운 게 무엇인지 말할 것이고, 이를 토대로 어떻게 나다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가능합니다.


감정은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알려주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의사결정할 수 있게 돕는 정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는 것이 기록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분노를 야기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기록을 남겨서 자기 인식 및 감정조절 능력을 향상하는 방법을 이전 연재글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분노 이외의 감정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감정은 주로 그 상황에서 내게 어떤 욕구가 중요한지 알려줍니다. 반면 가치는 내가 어떤 미래를 만들고 싶은지 알려주는 표지자입니다. 감정 기록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치도 태그를 적절히 활용하여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분이 좋았거나 의미가 있다고 느낀 활동에 태그를 달아서 그 활동의 공통점을 추리면 내가 어떤 가치를 우위에 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또 다른 연재글에서 설명했으니 참고 바랍니다.


기록은 단순하다. 매일의 나를 남기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고 겪고 느끼고 만나고 행하는 모든 것을 메모하면 그 메모에서 자신이 어떤 가치를 중요히 여기는지가 드러난다. 그것을 정리해 남기는 것이 바로 기록이다. - 거인의 노트


이렇게 매일 기록을 하고 그 기록이 누적되면 시간 조망이 넓어집니다. 당장 눈 앞의 펼쳐질 일을 생각하기 쉬운 관성에서 벗어나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전체 궤적을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자신의 습관, 우선순위, 열망의 패턴을 파악하여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돕습니다. 김익한은 이를 메시아적 시간관이라 칭했고, 사회 심리학자 캐시 홈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또한, 시간 단위가 아닌 한 해를 조망하는 넓은 시각에서 시간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 넓은 관점에서는 인생에서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대한 질문이 더 많아집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시간을 보내는 방식에 영향을 미쳐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됩니다. - You 2.0: Taking Control of Your Time | Hidden Brain Media 43:56 지점


내가 누군지 모르겠고, 그만큼 어디로 가야 할지도 막막할 때 사소한 한 줄이라도 좋으니 매일 기록을 하세요. "2시에 점심을 먹었다"와 같은 사소한 한 줄도 좋습니다. 기록의 힘은 누적에서 오며, 누적된 기록이 삶의 방향성과 개성을 알려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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