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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단구름 Jun 03. 2024

나한테만 오락가락하는 체중계

5월 17일~5월 18일 식단&운동&체중 변화

확실하게 빠지고 오래 유지하는 슬로우 다이어트

5월 셋째 주(512~518) 체중 변화:

67.9kg ---> 67.5kg (0.4kg 감량)     

 

다이어트 시작부터 체중 변화((52~518):

69.5kg----> 67.5kg (2kg 감량)

531일까지 감량 목표: -1.6kg(5월 목표 달성!)      

    





517일 금요일      


아침:

김자반 주먹밥,

카누 에스프레소 말차 라테    


점심:

밥과 반찬(오징어무침 등),

시럽 없는 밀크티    

 

운동 후: 락토핏     


저녁(18시 이후):

안 먹음  



김자반 주먹밥
꽈리고추 멸치볶음, 오징어 미나리 무침, 계란프라이


 




운동 1. 도보 30분


운동 2. 헬스

          러닝머신 31분, 147kcal

          아령(덤벨) L3kg / R3kg  10회 3세트 + 3세트

          자전거 10분, 102kcal

          파워 벨트 마사지

          거꾸리      








체중.. 67.1kg? 67.6kg?





나한테만 오락가락하는 체중계 1.   


매일 아침 공복으로 체중계에 올라간다. 그런데 오늘은 체중계에 올라갈 때마다 다른 몸무게.

양쪽 발에 체중을 골고루 실어 조심스럽게 올라가 보았지만 왔다 갔다 하는 몸무게.


67.1과 67.6사이의 체중. 아마 67.6kg이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 원인은 아마도 케이가 사다 준 달달한 ‘엄마는 외계인 밀키 드링크’. 고작 조그만 음료 하나 마셨지만 진실한 이 몸은 충실하게 늘어난 몸무게로 보답한다.


*'엄마는 외계인 밀키 드링크' 칼로리: 214kcal.


헉!


이것은?


당 떨어진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쓸데없이 단 음료 마시지 말라는 외계인의 경고?      


체중계에 올라갈 때마다 몸무게가 다르다는 이상한 반응에 한 명씩 올라가 보는 식구들. 정확도를 위해 삼세번씩 올라갔다 내려갔다 진지한 식구들. 케이, 금비, 효자 아들 모두 일정한 몸무게.


나한테만 왜 이래?


체중계 올라가는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체중계가 고장 난 건가? 십 년 넘게 사용했으니 그럴 법도 하지만.


체중계를 바꿔야 하나.


체중계가 고장 난 거 같으면 체중계를 바꿔야 한다고 효자 아들이 알려주었다.


- 건전지를 바꿔볼까?

- 작동은 되고 있는 거잖아. 되냐 안 되냐의 문제야.


- 혹시 중력의 문제는? 중력이 강해졌다 약해졌다 하는 경우는 없나? 몇 초  사이에 방광에 물이 차오르는 변수가 발생하는 경우는...

- 중력은 안 달라져.

F면서 나한테만 T처럼 말하는 효자 아들.


- 하지만 같은 체중계에서 일정하게 체중이 줄고 있다면 체중계를 바꾸지 않아도 되지.


체중계를 바꾸고 싶지는 않고, 체중계를 바꾸지 않으려니 찜찜해하는 나에게 케이와 효자 아들이 처방을 내려주었다.

- 헬스장에 가서 전문적으로 재 봐.     


나한테만 오락가락하는 체중계와 눈싸움을 하던 중 기쁜 소식은 케이 몸무게가 70kg이 되었다는 점이다. 모태 날씬이로 태어나 뚱뚱은커녕 한 번도 통통한 삶을 살아본 적 없는 케이의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지난 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갈색 지방이 많은 것이 분명하거나 조상 중 남방계 혈통이 많거나 한 것이 틀림없는 케이의 날씬함을 넘은 마름에 살 좀 붙여주려고 얼마나 노력했던가.


그 와중에 케이가 일찍 죽을까 걱정되어 야식도 못 먹게 하고, 술 취하도록 마시지 못하게 하고, 밥 먹고 눕지도 못하게 하고, 아침엔 라면 안돼 등 자질구레하게 마음을 쓰면서 케이의 몸무게를 증량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마른 체질인 케이보다 살찌는 체질인 내 몸무게가 같이 증가하는 것이 문제였지만.  

    

가족들이 모두 쉬는 은혜로운 주말이 오고 있다.

68kg 넘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즐겁게 주말 잘 보내야지.    




518일 토요일     



주말 목표 1. 먹고 눕지 않기

◉ 주말 목표 2. 먹긴 먹되 생각이란 걸 하면서 먹기

◉ 주말 목표 3. 68kg 넘어가지 않기     

     

 

아침:

피칸 파이,

아메리카노,

참외     


점심:

얼큰 쌀국수,

짜조     


저녁(18시 이후):

치킨 8조각,

바나나,

방울토마토,

써머스비 애플 300ml   



피칸 파이
얼큰 쌀국수, 짜조


치킨





운동 1. 모닝 스트레칭

운동 2. 골프 연습장 60    





 

체중.. 67.3kg? 67.5kg?     



 

나한테만 오락가락하는 체중계 2.   


67.3과 67.5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체중

67.5kg이라 치고.

하룻밤 새 300g이 빠졌을 리 없으니.


67.5kg이라도 상관없다. 이번 달엔 1.6kg만 빼면 되니까.       

   

- 뱃살이 좀 들어간 거 같은데? 엄마 봐봐. 좀 날씬해진 거 같지? 그만 뺄까?

- 금비: 좀 더 해 봐.


- 엄마 어때? 날씬하지? 그만 뺄까?

- 효자 아들: 안 빼도 돼.

나한테만 관심 없는 효자 아들.    

      

언젠가 케이가 말했지.


자기 몸은 아주 효율적인 지도 몰라. 적게 먹어도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니 말이야. 위기 상황에선 자기같이 몸에 에너지를 가득 비축해둔 사람이 생존에 유리할 거야. 나처럼 마른 사람은 재난 상황에서 일찍 죽을걸. 자기는 아마 백 살까지 살 거야.


케이의 말을 들으며 나는 식량위기와 기후 위기가 닥친 극한의 환경에, 다 죽고 없는 황량한 세상에, 살기 위해 남을 죽여야 하는 세상에, 서로를 잡아먹는 끔찍한 세상에 나 혼자 굳이 살아남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절망과 공포만이 가득한 최후의 지구에서 자살용 총알을 가슴에 품고선 있어 보이지 않는 희망을 찾아 방랑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로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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