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체중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체중 감소에도 가속이 붙어 쭉쭉 빠진다는 것을 계획에 넣지 않았다. 계획에 넣지 않은 이유는 40대에는 살이 잘 빠지지 않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조금 뺐다가도 조금 먹기라도 하면 다시 찐다는 말을 들어서, 살 빼려다 요요가 와서 더 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살 진짜 되게 안 빠진다는 말을 들어서, 이런 모든 의견들을 충분히 고려해서 체중 감량에 가속이 붙는 것은 계획에 넣지 않았다.
<다이어트 결과 예측>
5월 2일--->5월 31일 67.9kg
-------->6월 30일 66.3kg
-------->7월 31일 64.7kg
8월 첫째 주----> 64.3kg
-------->8월 31일 63.1kg
-------->9월 30일 61.5kg
------>10월 31일 59.9kg(다이어트 종료)
계획대로라면 64.4킬로그램은 8월 초에 되어야 하는데 체중 감량 속도가 빠르다.
하루 종일 다이어트 생각만 하기는커녕 다이어트하는 거 의식하지 않고 할 거 다하면서, 먹을 거 먹으면서, 평소처럼, 다이어트하기 전처럼, 살이 찌기 전처럼, 나잇살이 확 오르기 전처럼,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하고, 오전 일하고, 점심 먹고, 집안일하고, 장보고, 저녁 하고, 저녁엔 영화 보거나 식구들하고 티브이 보면서 하루 마무리하다 잠들고, 또 다른 아침을 맞이하며 일어나는 일상생활하고 있었을 뿐인데 살이 잘 빠지고 있다.
잔잔한 일상에 끼어든 건 헬스장 가서 운동하기.
반복적인 일상에서 빠진 건 저녁 먹는 것뿐이다.
샐러드만 먹으면서, 감자만 먹으면서, 고구마만 먹으면서 닭 가슴살만 먹으면서 혹독하게 다이어트하고 있지 않은데 체중 감량 속도가 예상한 거보다 빠르다. 하루에 두세 시간씩 운동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체중이 잘 빠지고 있다. 체중 감량에 가속이 붙었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에 가속이 붙는 이유는 꾸준히 저녁 금식하고 운동하기 때문이다. 이 루틴을 유지하는 한 체중은 반드시 목표에 도달한다.
이 속도라면 예상보다 한 달 정도 빠른 9월이면 처음 목표했던 60킬로그램이 될 것 같다.
어쩌지? 이건 예상에 없던 일인데.
고민 ⓵ 9월에 60킬로그램 되면 다이어트 종료?
고민 ⓶ 10월까지 다이어트해서 얼마큼까지 빠지나 볼까?
이런 속도라면, 이런 순탄한 진행이라면 50킬로그램대의 몸무게가 예상되는데, 아, 신난다. 50킬로그램대로 들어가면 라지 사이즈 바지는 둘째 치고(골반과 허벅지 때문에 라지 사이즈 바지는 입겠지만) 작아져서 못 입게 된 옷들을 다 입을 수 있다.(버리지 않기를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