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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과 떨림 Jun 20. 2022

겁 많은 개가 더 사납게 짖는다!

겁 많은 개가 더 사납게 짖는다고 했던가? 그런데 비단 개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사람 중에도 함부로, 막무가내로 폭언을 일삼고 힘을 과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발끈과 혈기는 기본이다. 이런 사람은 약한 사람에게는 유독 강하고 강한 사람에게는 유독 약한 특징이 있다. 그래서 만만하다 싶은 사람을 보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면서 은근히 힘을 과시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권위를 대내외적으로 피력한다. 그러다 강한 사람을 만나면 비굴할 정도로 납작 엎드린다. 약한 사람에게 강한 사람이 강한 사람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것처럼 비굴하게 보이는 게 없다. 속사람이 부실하고 병든 사람일수록 자주 그리고 강하게 짖는다. 자기의 약함, 열등감, 낮은 자존감을 감추기 위해서 더 세게 나오는 것이다. (진짜 강한 사람은 '강한 척'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나를 깔보지는 않을까 하는 일종의 두려움이 깔려있다.

강한 힘을 지녔음에도 함부로 오남용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겉으로는 부드럽게 보여도 내면이 실하고 단단하다. 속사람이 견고한 데서 비롯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전에는 강한 사람하면 처음도 중간도 마지막도 전부 '강-강-강'의 모습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쉽게 만만하게 보지 못하는 절대 강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진짜 강한 사람에게는 만만한 듯하나 만만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고 말이다.

됨됨이는 강자보다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서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통해서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려는 사람은 약고 약한 사람이다. 아니, 못나고 못된 사람이다. 예수님은 약자들이 스스럼없이 다가와 도움을 청할 정도로 만만한 분이셨다. 그러면서도 누구도 만만하게 대할 수 없는 분이셨다. 그분의 강함은 약한 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서 드러났다. 진짜 힘센 사람은 힘센 척하지 않는다. 진짜 부자도 돈이 많은 척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진짜다. 그래서 유난히 자주 짖고 세게 나오는 사람을 보면, '또 센 척하는구나!'하고 생각한다. 피곤하게 사는 것도 참 가지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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