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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청로 로데 Oct 01. 2022

꽃이 된 가을

중후한 노란. 온화한 노랑



고속버스 창가 커튼을 걷으니 발아래를 지나 저편 산들이 품고 있는 대지 위에 물감을 뿌린듯 중후한 노란과 따사로운 노랑 논밭이 보인.



바둑판 위로 검정 줄을 긋듯 당신과 내가 서로 다른 땅에 있다고 암시하는 논두렁 위로 농부들의 걸음이 옅어져 가는 초록 길을 부지런히 왕래했으리라.



졸음이 몰려와 고개를 꺾으며 흔들리기를 끝내고 커튼을 열어서인가 저 넓은 평야 위로 내려앉은 가을이 노란 꽃으로 거듭 태어나는 아름다운 세상이 보인다.



가을이 오면 사방이 노랗게 물든다는 등식을 지우니 중후한 노란과 온화한 노랑 꽃들 흐드러지게 익어가는 들녘에 나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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