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란 자석

내면이란 지도를 펼치다

by BeWrite


불안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1초가 1분 같았고 하루가 한 달 같았다.
그러나 사라지고 보니 아무 것도 아니었다.

불안이 없는 하루를 세는 게 더 쉽다

현대 사회에서 불안없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렇게나 많은 방법과 노하우가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많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불안이란 단어. 한 번 느끼기 시작하면 쉽게 없어지지 않는 게 불안이다. 불안이 없는 날을 떠올리는 것보다 불안이 있는 날을 떠올리는 게 더 쉽다. 그에 걸맞게 불안을 극복하고 이겨낸 날들을 떠올리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 보면 안정적인 상황에서 뭔가를 했던 경험은 거의 없었다. 학창시절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순위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에 시달리며 공부했다. 그때는 알지 못했다. 불안이 자연스럽고 당연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공부 외에도 다양한 상황에서도 불안을 느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소개팅을 할 때, 면접을 볼 때, 첫 입사를 할 때,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발표나 브리핑을 할 때... 중요한 약속이나 만남, 미팅이 있으면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불안감을 느낀다. 왜 불안한가? 실수나 실패, 예상할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과 변수 때문이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해 지레 겁을 먹거나 안 된다는 생각부터 앞선다. 하지만 눈앞의 상황이 마무리되고 나면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고 불안감이 사라진다. 모든 걸 잘 마무리했다는 안도감에 만족하며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생활방식과 업무환경이 훨씬 더 편해졌음에도 불안이란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사실 불안을 해결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편안한 삶은 결코 당연한 삶이 아니다. 내가 편안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더 많은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고생을 하지 않고 얻으려는 심보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느끼는 불안감이 부당하고 느껴져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불안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다. 불안을 느끼는 게 지극히 정상이다. 아무리 뭔가를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도 불안을 떨치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애착과 정성을 들인 이상 잘 돼야 한다는 부담감과 압박감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불안한 하루는 흔하지만 평안한 하루는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girl-218706_1280.jpg


쓸모 있는 불안, 위험한 불안

불안이라고 해서 다 불필요한 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의 불안은 객관적인 평가와 인식을 함에 있어 도움을 주기도 한다. 개인 역량이나 자산, 목표를 향한 진행과정 체크,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시간 확보 대안 고민 등 불안을 느끼는 가운데서 여러 가지를 준비할 수 있다. 내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은 스스로의 생명을 지킴에 있어 큰 도움을 준다. 어떤 상황에서 느껴지는 불안이 단순히 부정적인 요소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 불안 덕분에 사고를 피하거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도 하며 삶의 루트를 재구성하기도 한다.




반면에 위험한 불안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이러한 불안들은 대개 욕심에서 비롯된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불안이 있는가 하면 학습된 불안도 있다. 이 학습된 불안은 자칫 잘못하면 위험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술, 도박, 마약 등 뭔가에 중독이 되어 그것을 하지 못하면 느끼는 불안이 있다. 이러한 불안은 단순히 자기 자신에게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 타인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불안이 가중될수록 폭력과 일탈행위, 범죄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중독은 자기통제를 못하도록 지속적인 불안을 더 키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중독에 빠진 삶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




중독으로 인한 불안을 호기심 때문에 느낄 필요도 없으며 느껴서도 안 된다. 중독이 만든 불안은 극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불안은 스스로에게나 타인에게나 위험한 불안으로 작용하여 불안 바이러스가 퍼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불안은 건전하지만 중독으로 인해 느껴지는 불안을 걷어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내가 느끼는 불안이 당연한 것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6553550.png



불안을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질렀다

그래 좋다. 그렇다면 불안하지 않은 삶을 살면 그만이다.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돈은 벌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취업은 해야 한다. 그토록 원하는 백수생활도 결국에는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꿈 많은 백수가 아닌 꿈을 이룬 백수를 생각하며 투자를 하기 시작한다. 요즘은 유튜브나 자료들이 많아서 얼마든지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투자를 할 수 있다. 사람 만나는 것도 부담이고, 협업도 쉽지 않고, 직장을 다니면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마주치고 싶지 않으니 그냥 집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루트가 없는지 찾아본다. 사람으로 인한 불안은 이제 느끼고 싶지 않다.




그렇게 주식과 코인에 발을 들여놓고 투자를 시작한다. 사실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할 뿐이다. 여러 데이터들을 분석하는 과정이나 포트폴리오도 없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투자를 한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면 충분히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지금의 고생을 감내하며 클릭 클릭 또 클릭한다. 사실 이러한 과정에서 불안을 느껴야 하는데 불안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이 불안을 압도하는 순간 정작 쓸모 있는 불안을 느끼지 못한 채 가즈아 심리만이 발동되어 현실 감각은 사라지고 낙관적인 전망에만 매달리게 된다.




그렇게 투자 아니 투기를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경제적 자유를 원했던 희망은 사라지고 잃어버린 수익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만 심해졌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왜 내 뜻대로 수익을 얻을 수 없는 것인가. 억울함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불안이 싫었다. 불안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에 그 방법을 찾아봤고 나름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던 방향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실패했다. 불안은 더 가중됐고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불안을 피하는 방법이 잘못된 것일까? 오히려 불안을 느껴야 하는 타이밍에 느끼지 못해 실패한 것일까?


hand-drawn-college-entrance-exam-illustration_23-2150359350.jpg?semt=ais_hybrid&w=740


불안을 피할 수는 없지만 관리는 가능하다

불안을 피할 방법은 없다. 경제적 불안, 심리적 불안 등 여러 유형의 불안이 있지만 그 어떤 불안도 100% 피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앞으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불안을 잘 관리하는 사람들이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불안을 떨쳐내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은 없었다. 불안은 느끼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불안은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불안이 없는 삶은 없다. 오히려 돈을 많이 번 부자들이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돈이 많다는 건 그만큼 관리할 게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누릴 것만 누린다고 해서 그 돈이 지속되기란 불가능하다.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야 하고 상황적인 운도 따라줘야 한다. 불안을 못 느끼는 부자도 없는데 단순히 뭔가 목표를 이루고 성공했다고 해서 불안을 피할 수 있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불안을 피할 수는 없지만 불안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불안을 극복하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으며 동일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불안을 느끼지 않게 된다. 불안도 경험이다. 우리는 뭔가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불안도 마찬가지다. 뭔가 불확실하고 알 수 없는 상황을 여러 번 겪다 보면 불안한 마음이 잦아들고 편안한 마음이 생긴다. 경험을 통해 극복한 불안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즉,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불안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불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진다. 오히려 불안해야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불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긴다.




불안하지 않아야 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불안을 느끼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험이나 경쟁에서 불안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오히려 그 불안 자체가 시험이나 경쟁의 가치와 변별력을 높여준다. 불안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성과와 목표를 이루어낸 사람들이 인정받는 것도 불안 속에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불안하지 않아야 성공할 수 있다? 아니다. 불안한 가운데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나아갈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면접으로 인한 불안에서 벗어났다고 하여 취업 후에도 불안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늘 생겨나는 불안하고 압박스러운 상황에서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오래 갈 수 있다.




날마다 불안한 것은 아니지만 불안을 느낄 수 없는 삶을 살기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을 피하는 방법, 힐링으로 불안을 치유하는 방법보다는 차라리 불안을 느끼는 가운데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고민하는 게 불안을 해결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환경을 바꾸면 일시적으로 불안이 없어질지 모르지만 예전 환경으로 돌아간다면 또 다시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불안은 나쁜 게 아니다. 반드시 없어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불안한 가운데서 살아가는 게 삶이다. 그 불안 덕분에 인류는 수많은 발전을 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불안도 계속 접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불안을 받아들이다 보면 어느 순간 불안을 찾는다고 해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14화암묵적인 돈의 질서 그리고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