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 그냥

그냥 좋아해

by 베란다 고양이

그냥이라는 말이 참 좋다.

그냥 좋아. 그냥 행복해. 그냥. 그냥!

뭐든지 이유가 명확히 있는 것이 좋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유 같은 건 크게 중요해지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행동하고 싶어서 했고,

그냥 좋아하고 싶어서 좋아했다.

행복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냥 행복해서 행복한 것이었다.


그냥이라고 생각하면 어려울 것이 없어진다.

대체 이해가 안 되는 일들도

그들만의 그냥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면

그냥저냥 그냥 이해가 된다.


모든 너도 그렇다.

그냥 좋았다. 그냥 좋고, 그냥 좋을 것이다.

이유를 하나하나 붙일 수는 없지만

그냥 그렇게 좋아하면서 살았다.

너는 그냥이라는 말과 닮아있다.

내 모든 이유가 되어준다.


그냥 힘이 들 때도 있다.

너무 골몰하고 고통스러워하며 해결하려 발버둥 치기보다

그냥 힘든가 보다.

그냥이라는 이름을 붙여 흘러가게 두면

어느새 그냥 사라져 버리게 된다.


그냥 웃어보자.

아무 이유도 없이 그냥.

그냥 대충 한번 웃고 그냥 찾아오는 내일을 살자.

때로는 그냥 걷고, 그냥 뛰고, 그냥 사랑하자.

나를 찾아오는 모든 고통에 그냥이라는 빨간딱지를 붙이고

저 멀리로 던져버리자.

그냥 그렇게.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01화1. 삶의 코너스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