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저 달리면서 살고 있다.
도각도각 내 뒤를 따라오는 무엇인가 느껴진다.
열심히 달려 멀어지려고 하지만 끊임없이 나를 따라붙는다.
다가올수록 두려움이 커지지만 멈출 생각을 않는다.
이젠 더 이상 싫다고 떼를 써 보아도 내 말을 들어줄 귀가 없는 녀석이다.
발가락 끝이 아려올 즈음에서야 도각도각 소리가 늦어진다.
그때에 이르러서야 한숨을 돌려본다.
언젠가 다시 시작될 추격적인 것을 알기에 다음 달리기를 준비해야만 한다.
왜 달려야 하는지, 왜 나를 쫓는 것인지,
알 수나 있다면.
숨이 턱끝까지 밀려 올라와도 그저 애를 쓰는 것밖에는 할 수가 없다.
지칠 때쯤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계속 달릴 힘이 남아있다.
완전히 탈진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도각도각 소리가 다시금 빨라진다.
어쩔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