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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왜 하는지 모르는 달리기

우리는 그저 달리면서 살고 있다.

by 베란다 고양이

도각도각 내 뒤를 따라오는 무엇인가 느껴진다.

열심히 달려 멀어지려고 하지만 끊임없이 나를 따라붙는다.

다가올수록 두려움이 커지지만 멈출 생각을 않는다.

이젠 더 이상 싫다고 떼를 써 보아도 내 말을 들어줄 귀가 없는 녀석이다.

발가락 끝이 아려올 즈음에서야 도각도각 소리가 늦어진다.

그때에 이르러서야 한숨을 돌려본다.

언젠가 다시 시작될 추격적인 것을 알기에 다음 달리기를 준비해야만 한다.

왜 달려야 하는지, 왜 나를 쫓는 것인지,

알 수나 있다면.

숨이 턱끝까지 밀려 올라와도 그저 애를 쓰는 것밖에는 할 수가 없다.

지칠 때쯤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계속 달릴 힘이 남아있다.

완전히 탈진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도각도각 소리가 다시금 빨라진다.

어쩔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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