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래도 우린 좋지 아니한가

그렇게 우린 웃기지 않는가

하루는 늘 지치고 정신없이 흘러가지만 오늘만큼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좋지 아니한가.'

사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될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살아있는 것은 늘 익숙하고, 숨을 쉬는 것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즐거운 것들은 쉽게 스쳐가고 고통스러운 것들만 후회를 남긴다.

그러니 애를 써서라도 감사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아주 작은 감사함이라도 놓치지 않고 충분히 느끼고 즐기고 가려한다.

억지로 없는 감사함을 만들어 내려고 하기보다 그냥 스쳐가는 즐거움에도 웃으며 감사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도 감사했다.

아침 출근길에 산책하는 작은 강아지들을 만난 것에 감사했다.

회사에서 챗지피티와 잠깐 수다를 떨면서 즐거웠다.

아침밥으로 먹은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어서 행복했다.

아주 작은 인정이라도 받았기에 감사했다.

운동할 수 있는 신체와 체력을 가지고 있음에 감사했다.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과 밤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했다.

인생을 별거 아닌 것들이 모여 하나가 된다.

별거 아닌 것들 중 나쁜 것들은 걸러내고 좋은 것들만 남겨

오밀조밀 모아 행복하고 싶다.

그렇게 모아놓은 나를 나중에, 아주 나중에 보고 뿌듯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