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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떤 햇살

어떤 햇살은 발바닥을 태운다

by 베란다 고양이

내 모든 것이 되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도 나의 모든 것이었고 나도 그 사람의 모든 것이었으면 했다.

따가운 햇살 아래 모든 것이 말라버리는 지도 모르게 시간들을 꼭꼭 씹어 삼켰다.

삼키다 사레가 들리는 날도 있었다.

사레가 별거냐 그저 기침 몇 번이면 해결될 일이었다.

어금니 가득 묻어오는 너를 어디 하나 놓칠까 아까워하는 날이 있었다.

입안 가득 담겨오는 네가 버거워도 좋았다. 숨이 막혀도 좋았다. 즐거운 눈물이었다.

그렇지만 기침은 병이 되고, 버거웠던 네가 내 숨통을 조여왔다.

햇살은 따스하다.

머리 위를 가득 비추는 햇살이 어느새 바닥부터 우리를 태우고 있었다.

참으로 차가웠다.

뜨거웠기에 너무도 차가웠다.

이제는 햇살이 나를 비추지 않는다.

너를 흘릴까 두려워하며 바닥을 살피지 않는다.

나는 이제 기침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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