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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존 Apr 16. 2021

아침은 평온하게

동백꽃 필 무렵(4)

"오빠는 절대 안그럴걸."


 조리원을 예약했다. 그러고 나니 자연스럽게 조리원 이후의 삶이 화제에 올랐다. 나는 "조리원 끝나면 진짜 힘들대. 밥도 못챙겨먹더라." 라고 말하자 바깥양반은 저렇게 답을 했다. 오빠는 무조건 딱딱 챙겨먹을 거라며.


 그말 그대로, 나는 대단히 규칙적으로 거의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밥을 차려먹는다. 밥을 먹고 있을 때쯤 바깥양반이 침실에서 죽을 상을 하고 나와 욕실로 들어간다. 그럼 제일 먼저 구역질을 하는데, 소리를 안내 나는 그것을 몇번 모르고 지나쳤다. 내가 설거지를 하거나 밥을 먹고 있거나 할 때 신경쓰지 않게 하겠다고 그러는 모양.


 그러나 이따금 내 아침상을 보고 바깥양반은 굉장히 화가 난다는 명시적인 눈썹모양을 하고 날 쳐다보고 들어간다. 임신 초반엔 아침에 과일이라도 조금 먹고, 과일 도시락을 싸주면 가져가서 먹다가 최근엔 모두 그만두었다. 즉석식품을 몇상자 택배로 시키더니 그걸 어떻게 가져가서 먹는 모양이다. 과일도 썰어놓은지 몇시간 되면 뚜껑을 열 때의 그 내음이 자극적이라고.

 

 나는 나대로 열심히 냉동실을 비우며 바깥양반을 위한 아이스크림과 냉동식품의 자리를 만드는 중이다. 그런 사~~~려 깊은 내 맘도 모르고 내 속도 모르고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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