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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홀릭 Sep 19. 2023

임신 후기(~32주)

아이와 만날 날이 다가오고 있다.


32주가 되면서 몸이 정말 무거워졌다.


아기는 지난주에 1.7kg가 훌쩍 넘었기에 다음 주에 병원에 가면 거의 2kg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임신 후기부터는 출산 임박으로 산부인과에 2주에 한 번씩 간다)


이제는 힘이 장사라서 튼튼이가 뱃속에서 자궁벽을 꾹 눌러대면 나는 깜짝깜짝 놀란다.


튼튼이 입장에서는 배 안이 참 답답할 것 같다. 작은 엄마의 뱃속은 그대로인데 본인은 자꾸 커지니ㅠㅠ


체구가 큰 여성분들은 상대적으로 원래 몸통이 크다 보니 배도 많이 안 나온다고 하던데 나는 키가 작아서 그런지 배만 나오고 있다.


제왕절개 날짜를 정해야 하는데, 유튜브를 보니 39주 이상이 좋다고 해서 고민이 많았다.


과연 그때까지 진통 없이 잘 견딜 수 있을까?


인터넷을 찾아보면 37주부터 진통이 많아서 37-38주에 제왕절개 날짜를 많이 잡던데…


아이한테는 39주 이상이 제일 좋다고 하니 ㅠㅠ


내 몸이 힘들어도 아이를 위해 39주 0일에 수술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







며칠 전에는 드디어 산후 도우미 업체에 예약을 했다.


나는 저출산 시대이기에 누구나 정부 지원 산후 도우미를 신청할 수 있는지 알았다.


근데, 우리는 중위소득 150% 초과라서 정부 지원이 안된다고 했다. 


100% 자비로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은 강남이어도 정부 보조금을 못 받는 소득 기준 초과 가정에 조금이나마 지자체에서 지원금을 준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경기도로 이사를 와서 아무런 지원도 없다.


경기도 내 시의 자체적 예산에 따라 지원금을 소량이라도 주는 데도 있지만 내가 사는 지역은 아예 지원금이 없어서 진짜 100% 사비로 내야 한다.


아니 항상 중위소득 기준에 걸려서 (근데 왜 우리의 수중에 들아오는 돈은 없니…? 다 떼어가고 맨날 아무것도 없구려 ㅠㅠ) 각종 복지 혜택 받아본 적도 없고, 그 흔한 청년 상품들도 한 번도 가입 가능한 적도 없었는데….


다른 보조금 삭감도 아니고 산후 도우미 보조 지원까지 없다니 너무 속상했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것은 누구나 생소하고 어려운 일인데 소득기준을 초과하면 도우미 없이 혼자서 애를 보라는 것인지...  


저출산 저출산 맨날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식이면 누가 애를 낳겠는가 ㅠㅠ 


내가 사는 지역은 거짓말 아니고 산후 도우미 1달에 300만 원이 훌쩍 넘었다.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 60-70만 원만 내면 도우미를 이용할 수 있고 심지어 어떤 지자체에 사냐에 따라 10만 원 대로 내는 사람도 있다는데 몇백만 원을 그냥 내려니 생각이 많아졌다.



하지만 도저히 태어나서 처음 하는 육아를 혼자서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친정 엄마는 부산에 사셔서 나를 도와주러 오실 수가 없고 남편은 너무 바빠서 나 혼자서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데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아이도 고생일 것이니 눈물을 머금고 신청을 했다. 생각이 참 많아졌다.









어제는 슈퍼 블루문이 떴다길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남편과 밖에 나갔다.


솔직히 '달' 이런 거 평소라면 관심도 없을 텐데 우리 튼튼이의 건강한 출산을 빌고 싶어서 나갔다.


달은 너무나 밝았고 사진에 담기지 않아서 눈으로 열심히 보았다.









아름답고 밝은 달을 보면서 온 마음을 다해서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우리 튼튼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예쁜 아이로 태어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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