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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홀릭 Oct 08. 2023

임신 후기(~37주)

엄마가 되는 것이 두렵고 걱정된다.

1. 35주에 병원에 다녀온 뒤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2주 동안 정말 열심히 먹었다.

살면서 살 빼려고 굶거나 식이조절을 한 적은 셀 수 없이 많은데 일부러 무언가를 계속 먹어본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임신을 하니 정말 별 경험을 다 해본다.

(근데 약간 신기한 경험이긴 했다. 살면서 이렇게 살찌는 것을 생각 안 하고 먹어본 것이 아동기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았다. 청소년기부터는 항상 살찌는 것을 혐오했기 때문이다 ㅠㅠ)



2주 동안 몸무게가 5~600g 정도 증가했다. 누군가는 많이 먹었는데 고작 이만큼 증가했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진짜 힘들었다.



태아가 위랑 장을 누르고 있기 때문에 음식물이 어느 정도 이상 들어가면 배가 터질 것 같고 토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기대를 하고 병원에 갔다.



진짜 신기하게 아기가 2.9kg이 되어있었다.

2주 전에 2.37kg이었던 아이가 2주 만에 이렇게 된 것이다.



'내가 체중 증량시킨 것이 다 아이한테 갔나?' 하고 엄청 신기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랐다.



"아니 이렇게 바로 증량이 된다고요?"라고 의사 선생님께 물었다.



근데 ㅋㅋㅋㅋㅋ 의사 선생님 말로는 아기가 살이 찐 것 같다고 했다.



"큰 게 아니라 살이 찐 거라고요???"



내가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에 먹기 편한(?) 것들을 많이 먹었는데 생각해 보면 살찌는 음식들이 많았던 것 같다.



아이를 키우고 싶었는데 ㅋㅋ 결과적으로는 아기가 포동포동해진 것이다.

성장하는 것과 살이 찌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ㅠㅠ



선생님은 그냥 아이를 의식해서 일부러 과식하지 말고 그냥 평소대로 먹으라고 했다.



내가 적게 먹어도 아이는 알아서 다 클 것이라고 했다.



개척론을 믿고 인간의 의지를 가장 크게 생각하는 나는 자꾸 무언가를 해서라도 이 상황을 바꾸고 싶었지만 ㅋㅋㅋ 그냥 흘러가는 대로 인정하고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가 생기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부분이 많아진다고 인생 선배들이 그랬는데 배 안에 있는데도 벌써 알 것 같았다.



참 어려운 것 같다.








2. 37주의 단상


아기가 열흘 정도 후에 나오는데 아직까지도 모든 것이 미완적이다.



살면서 무언가를 준비할 때 항상 어느 정도 대비를 하고 나름 철저한 계획을 하고 살았던 나는 지금의 이러한 상황들이 너무 불안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2세 맞이를 하는데 무엇하나 확실하지가 않다.



진짜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매일 유튜브로 육아 영상들을 보고 육아 책장을 넘기는데 뜬구름을 잡는 것 같고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ㅠㅠㅠㅠ



수유텀이니 배앓이니 잠투정이니 ㅠㅠ 뭐 경험을 해봐야 이해가 되지 영상을 아무리 봐도 와닿지가 않는다.



무엇보다 아이는 생명이기 때문에 절대 영상대로, 책대로 100% 되지 않을 것이며 어마어마한 변수가 생길 것이 분명하다.



이 불안함을 토로하면 낙관주의자인 남편은 "다 잘될 거야! 내가 노력할게!"라고 말한다.



옆에서 같이 사는 사람이 저렇게 긍정적인 것을 보자면 한 번씩 내가 너무 걱정이 많은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결론은 ㅠㅠ


나도 잘 모르겠다.


겪어봐야 알 것 같다.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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