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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월가의 영웅 vs 오마하의 현인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이는 필자가 2020년 3월 투자를 시작하며 가장 궁금했던 점이다. 투자를 하고 싶은데, 언제 어디에 투자해야 원금을 잃지 않으면서도 돈은 많이 벌 수 있을까 궁금했다.(밑줄 친 부분은 지금도 갖고 있는 솔직한 질문이다.) 처음에는 투자의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단 하나의 투자 공식, 위대한 정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답을 찾기 위해 두 가지 선택을 했다. 하나는 직접 경험, 실제 투자를 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다른 하나는 간접 경험, 부자들의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방법을 익혔다. 둘 다 투자에 있어 엄청난 배움을 주었다. 특히 간접 경험을 통해 배운 바를 직접 경험을 통해 적용한 경우 꽤나 결과가 좋았다. 이렇게 요약정리하여 이야기하니 그 과정이 쉽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단연코 쉽지만은 않았다. 문제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부자들의 생각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투자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접했던 책은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다. 당연히 투자 초기에는 저자인 피터린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피터 린치는 가능성이 있는 주식을 모두 골라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되, 중간점검을 통해 가능성이 낮아지는 종목을 솎아내면서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10개 중에 한두 종목만 소위 10루타(10배 상승) 종목이 되면 전체의 포트폴리오는 큰 이익이 난다는 논지를 편다.

 

최근 들어 많은 영감을 받은 책은 '워렌 버핏 바이블'이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아예 10년 이상 가져갈 수 있는 종목이 아니라면 사지도 말고, 그렇게 고른 최소종목에 집중해서 최대한 단출한 포트폴리오를 꾸리라고 주장한다. 적당한 기업을 헐값에 사는 것보다, 위대한 기업을 적절한 가격에 사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한다. 워렌 버핏의 입장에서는 손절매할 종목은 아예 사지 않으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는 월가의 영웅과 단출한 폴트폴리오를 꾸리라는 오마하의 현인. 두 대가의 주장과 생각이 다른 상황에서 필자는 늘 고민했다.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이 맞는 상황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두 대가를 비교한 시골의사 박경철 님의 글을 읽었다.

이 둘의 입장 차이는 펀드매니저와 사업가의 차이와 같다. 피터 린치는 사람들의 돈을 모아 펀드를 운용하는 사람이다. 즉 들어오는 돈으로 무엇인가를 늘 사고팔아야 하는 입장이라는 뜻이다. 워렌 버핏은 펀드매니저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사업을 하고 있을 뿐이고, 자신은 늘 자신의 기업이 다른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하는 관점에서 주식시장을 바라본다. 투자자들이 아무리 워렌 버핏에게 돈을 투자하려 해도 그것은 워렌 버핏이 가진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가 오르는 것이지 펀드에 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두 사람의 주장은 다를 수밖에 없고 방식도 극단에 설 수밖에 없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다만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것뿐이다.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중

개인투자자로서 필자는 펀드매니저보다 사업가에 가깝다. 끊임없이 들어오는 돈으로 무엇인가를 늘 사고팔아야 하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액에 불과하지만 사업의 사전적 정의에 따라 일정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사업가의 입장인 워렌 버핏의 견해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그뒤로 포트폴리오를 최대한 단출하게 꾸리고 2~3개의 종목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점은 계속해서 발생했다. 최소종목에 집중해서 최대한 단출한 포트폴리오를 꾸리라던 워렌 버핏조차 개인투자자라면 500개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올린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 투자하라고 조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내에게 자신이 죽은 후 대부분의 재산을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 이유를 보면 타당하다. 전문가가 아닌 개인투자자가 최소종목에 집중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 차라리 모든 기업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이쯤 되니 헷갈린다...)


피터 린치와 워렌 버핏 모두 성공한 투자자이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어느 누구도 틀린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것만은 분명하다. 투자를 성공으로 이끄는 단 하나의 공식은 없다. 온라인서점에 나오는 2만 권의 투자책처럼, 세상에는 수많은 투자 원칙과 방법이 존재한다. 그중 자신에게 들어맞는 원칙과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투자 공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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