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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존경하는 이유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읽고 쓴 독후감

 

출처: 교보문고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인가요?’

 만약 취업을 위한 면접 상황에서 면접관이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누구를 말할 것인가. 나는 오래전부터 존경하는 인물, 바로 돈키호테를 말할 것이다. 비록 실재한 인물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본다면 상황이 좀 달라진다. 세상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간 그의 캐릭터가 멋있어서 존경할 뿐, 사실 돈키호테에 대해 잘 몰랐다. 원작 소설을 읽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만화, 뮤지컬 등 다른 매체에서 수없이 다룬 캐릭터이기 때문에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그에 대해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존경하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통해 정식으로 그를 만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항상 가슴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도서관에 비치된 ‘재치 있는 시골귀족 돈키호테 데 라만차’와 후속편인 ‘재치 있는 기사 돈키호테 데 라만차’를 우연히 마주하게 되면서 그와 정식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와 만남을 거치면서 나는 더욱더 그를 존경하게 되었다. 이제 그를 존경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답할 것이다.


 돈키호테를 존경하는 이유 첫째는 그의 독서 습관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말 그대로 독서광이다. ‘한가할 때마다 기사도 책을 읽는 데 열중하여 푹 빠져든 나머지 사냥도, 심지어 재산 관리조차 제쳐두었’고 ‘책을 읽는 데 너무나 열중한 나머지 몇 날 밤을 한숨도 안 자고 말똥말똥한 상태로 지새우고 낮에는 완전히 비몽사몽’일 정도이다. 기사도 소설에 깊게 빠져 결국 이성을 잃어버리는 데까지 이르지만, 결과적으로 기사도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또한 독서를 통해 신념과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다. 서재를 가득 메운 기사도 소설을 읽으며 기사도 정신이라는 가치관을 형성하고 이 정신을 세상에 펼쳐야겠다는 신념을 키운 것이다. 이렇듯 그는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신념과 가치관을 형성한다. 열성적인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신념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삶, 이것이 바로 그를 존경하는 이유이다. 


 돈키호테를 존경하는 이유 둘째는 뚜렷한 가치관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돈키호테는 기사도 정신이라는 가치관을 갖게 된다. 그는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고자 하며, 기사도 정신에 따라 살고자 한다. 따라서 기사도 정신은 그가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의 기준이 된다. 금전적인 손해, 신체적 부상 등 불리한 결과가 뒤따른다고 할지라도 오직 기사도 정신에 따라 행동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있다. 바로 죄수들을 호송하는 무리와의 만남이다. 돈키호테는 기사도 정신에 따라 불행한 사람들을 구한다는 일념으로 죄수들에게 자유를 안겨준다. 돈키호테 본인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행위지만, 결과의 유불리보다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삶을 사는데 있어 가치관이 없는 사람도 많고, 가치관이 있어도 그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돈키호테는 자신만의 원칙, 즉 가치관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삶을 살았다. 뚜렷한 가치관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삶, 이것이 바로 그를 존경하는 이유이다. 

 

 돈키호테를 존경하는 이유 셋째는 그의 실천력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생각한 것을 반드시 실천한다. 그는 ‘자신의 의지를 실천에 옮기는 데 더 이상 머뭇거리고 싶지 않’아 하며, ‘하루라도 지체하는 건 세상에 대한 손실이라는 생각’을 가진 인물이다. 준비가 완벽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사도 정신을 펼치기 위해 세상으로 나온다. 고급스러운 무기가 아닌 오래전 증조부들이 쓰던 낡은 무기를 챙기고, 튼튼하고 멋진 말이 아닌 약하고 병치레도 많이 한 로시난테를 탄다. 비록 누군가에게는 떠날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지만, 돈키호테는 지체하지 않는다. 계획도 없다. 발길이 닿는 대로 기사도 정신을 펼치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이렇듯 완벽한 준비도, 계획도 없는 그의 모험은 역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모험이 된다. 생각만 하고, 말만 하고 그친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생각한 것을 반드시 실천하는 삶, 이것이 그를 존경하는 이유이다.


 지금까지 돈키호테를 존경하게 된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비록 소설 속 인물이지만 그의 삶은 나에게 크나큰 울림을 준다. 이것이 단순한 울림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로 바뀌길 원한다. 존경하는 돈키호테의 삶을 따라 독서하는 습관을 키우고, 뚜렷한 가치관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는 삶을 산다면 반드시 그와 같이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라 믿는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낡은 창과 야윈 말을 갖고도 당당하게 모험을 떠난 돈키호테를 떠올린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돈키호테의 명언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만약 그의 삶을 따라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마주한다면 이 명언을 되뇌면서 극복할 것이다.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지금까지 ‘재치 있는 시골귀족 돈키호테 데 라만차’와 후속편인 ‘재치 있는 기사 돈키호테 데 라만차’을 읽고 쓴 독후감이었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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