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파산을 선언하고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지점도 문을 닫았다. 아내와의 추억이 있던 곳들이 하나둘 사라지니 슬프다. 아내는 폐업전날에 마지막 쇼핑을 하며 추억을 곱씹는다.
[까르푸 시절부터 엄마랑 같이 다녔는데.]
당시엔 까르푸라는 대형마트가 있었다. 그것도 추억의
단어가 되어버렸지만. 그리고 마트마다 대형버스가 있어서 집 근처까지 무료로 데려다주곤 했다. 버스회사와 시장을 비롯한 몇몇의 반대로 금방 사라지긴 했지만. 대형 마트의 버스기사로 채용되었을 수많은 기사님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이 사라졌을 테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우리 부부와 아이들은 비어있는 마트를 걸었다. 진열대에는 몇 가지 물품들이 전부였다. 조리음식은 하나도 없었고, 시우가 즐겨 보던 장난감 코너는 문이 닫혀 있었다. 이곳에서 보내던 시간이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회사하나가 망하면 그곳과 연결되어 있는 협력 업체도, 우리와 같은 소비자도 갈 곳을 잃는다. 온라인구매를 하고 다른 마트를 가버리면 끝이지만, 함께 한 추억이 깃든 공간이 사라지는 것 같아 서글퍼진다.
마트엔 몇 남은 물품이 있었지만 살게 많진 않았다. 과자를 사고 음료를 산 것이 전부였다. 원래 고객의 수가 많지 않은 곳이었고 폐점 전날도 사람들이 많진 않았다. 영원한 건 절대 없다는 지드래곤의 말처럼 내 주변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그만큼 과거의 일로 변하는 것이다. 부모님이 하는 말을 이제는 내가 하게 되겠지.
[시우야, 예전에 저 건물에 홈플러스라고 있었어. 기억날지 모르겠지만, 장난감도 사고 물고기도 보고 그랬어. 꽃게가 움직인다고 시우가 놀라고 그랬는데. 엄마랑 아빠랑 둘이서 마트에서 장보고 데이트도 하고 그랬거든.]
마트가 문을 닫으니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다. 공간이 사라지면 시간의 기억도 희미해진다. 이렇게 나이를 먹고 늙어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