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눈에 띄는 것들을 사진으로 남겨 본다. 글을 쓰기 싫어서 라기 보단,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평소보다 따뜻하게 다가와서다.
아이들이 아내랑 자러 들어간 직후의 거실 모습이다. 내가 정리를 하고, 간단한 설거지를 끝내면 아내가 애들을 재우고 나온다. 같이 치울 때도 있지만 주로 내가 치운다.
도토리는 왜 있고 지우개 뽑기 장난감은 왜 있는 걸까? 혼자 살았다면, 아내와 단둘이 살았다면 만 질 일이 없을 물건들.
코코지라는 기계는 둘째 지우가 매일 틀어놓는다. 몰래 빼놓으면 다시 올려 둔다. 노래를 틀고 일하는 우리의 모습과 같을까? 자기가 좋아하는 거만 트는 지우.
시우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또봇차와 카드. 자기 식탁에 올려두고 자러 간다. 소중한 것을 가진 시우가 부럽다. 나에게는 우리 가족이 있지만, 나이가 들고 나서는 물질적인 것에 흥미를 잃었다. 현실과 타협하고 나 자신을 몰아세워서일까? 그냥 도파민을 찾기도 귀찮아서일까?
아내가 없었다면, 나는 평생 크리스마스를 장식하지 않았을 거다. 문 앞에 가랜드를 할 생각도, 트리를 꾸밀생각도 없었겠지.
퇴근 후 나를 데리러 오는 아내와 아들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