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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해정 Sep 18. 2019

사랑에 대한 오해  

푸른빛 연정, 노랑빛 설렘은  왜 안되는 것일까



사랑은 왜 핑크색인가요?

 
핑크빛 로맨스, 핑크빛 열애, 핑크빛 기류, 핑크빛 설렘폭발...
사랑 혹은 연애에 관해 가장 자주 쓰이는 표현이 바로 "핑크빛"이다. 어떤 형용사보다 강력한 한방이 있다. 그런데 왜 꼭 수많은 색 중에 "핑크"가 사랑의 상징색일까. 푸른빛 연정, 노랑빛 설렘은  왜 안되는 것일까.
 
핑크 하면 같이 딸려오는 단어들은 설렘, 사랑, 연애, 데에트, 환상, 로맨스, 수줍음 등이다. 핑크는 레드의 한 종족으로 사랑의 달콤함, 부드러움을 담당하며, 그런 상황과 사랑에 빠진 사람을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한다. 네덜란드어로 pink가 rose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장미의 rose 맞다. 서구권에서는 pink 대신 rose를 색이름으로 더 자주 쓴다. rose의 형용사 rosy 는 장미빛이라는 뜻 외에 희망적인, 낙관적인 이라는 뜻으로 통하기도 한다. 락그룹 본조비의 Bed of Roses는 장미의 침대란 뜻이 아니라 안락하고 편안한 생활, 상태를 의미하는 관용어구다. 서구권에서 쓰는 장미빛이라는 편안함과 행복을 뜻하는 표현이 한국에 핑크빛으로 연결되었음이 유추 가능하다.
 
 


사랑은 꼭 설레야하고 두근거려야 하며 첫눈에 반하는 것이라 믿던 시절이 있었다. 나를 지루한 일상에서 구제할 것은 사랑이었고 사랑은 평범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편안하거나 평범한 것은 사랑일리가 없다며 다가오는 이들을 내치게도 했다. 그렇게 20대 내내 사랑이 오기를 기다렸다. 마음이 설레면 이번이 진짜 사랑일까 기대했다가, 그 마음이 끝나거나 그 누군가가 떠나가면 사랑이 아니었구나 하는 마음에 상처입었다. 그런 일을 반복하다보니 나는 사랑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사랑에 목 멘 불행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진짜 사랑이 뭘까? 사랑이 있기는 한 걸까?
사랑에 불신이 생긴 나는 더이상 사랑을 찾지 않기로 했다. 인생 원래 혼자와서 혼자 가는 것. 내 스스로가 행복하고 기쁜 삶을 살자. 더이상 남자에게 잘보이려 노력했던 일들을 하지 않았다. 마음에 없어도 웃는 것, 맛 없어도 맛있게 먹는 척 등.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말하고, 맛있는 집 내가 소개하고 데려갔다. 내가 재밌어하는 얘기를 내가 하고싶은 만큼 했다. 당연한 것인데 나는 남자 만날 때는 그게 안됐다. 사랑은 특별하고 특수한 감정이니까 내 아름다움의 정수를 모아 보여줘야겠다는 내 경건하고 신성한 믿음 때문이었다. 나는 사랑의 맹신자였다. 사랑의 편견을 벗고 나니 나는 드디어 자유로워졌고 내 마음에 드는 연애를 하게 됐다.






지금 나에게 사랑이란 편안함, 신뢰, 소통이다. 누구와도 소통이 되는 스카이블루, 안락함과 편안함의 상징인 햇살의 옐로, 깊은 숲속 신선한 공기를 제공할 것 같은 다크 그린. 나에게 사랑은 자연의 신선함과 신뢰, 내 몸의 편안함이다. 아무리 살 떨리는 미남이 와도 소화가 안되게 불편한 사람이라면 탈락이다. 핑크 코르셋을 벗고나니 나에게 진정 사랑이 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나처럼 많은 사람이 사랑이 한가지 색일 거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사랑이 어려운 건 사람 마음이라는 변수 외에 내 마음의 핑크 코르셋 때문일지도 모른다.








네이버 연애 결혼 섹션 연애학개론에서 "컬러연애심리상담"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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