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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연 Sep 10. 2024

요즘 가장 주요했던 질문

: H에게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는 게 이런 일에도 해당이 될 수 있구나. 10년 전의 너와, 지금의 너는 180도 다른 인생을 살고 있어. 그때만 해도 너에게 이런 삶이 존재하리라는 걸 상상도 못 했겠지만, 그걸 알기 때문에 더 멈출 수 없는 걸지도 몰라. 그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살아가는 H, 지금 너는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니?    


 

 사람은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고 말하잖아.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걸으니 뛰고 싶고, 뛰다 보니 이젠 날고 싶어. 물론 그 뜀박질이 때로는 너를 지쳐 쓰러지게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는 있지만, 너도 알잖아. 이제는 멈출 수가 없다는 걸. 달리고 또 달려도 여전히 달리고 싶은 갈증을 느끼고 있지.


 그런 너를 보며 자꾸만 사람들은 자신을 돌보라 말해. 무리하지 말라고 하면서, 천천히 가라고 너에게 브레이크를 밟으라 해. 하지만 그들은 모르지. 네가 포기해야 했던 것들, 그 결과 잃어야 했던 것들. 그 긴긴 시간들이 얼마나 처참하고 절망적이었는지를 말야. 그 시기를 인생의 가장 밑바닥이라고 부른들 그 누가 아니라 말할 수 있을까.     




 넌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위를 바라보며 견뎠다. 사실이건 아니건, 그 순간의 넌 도약을 위해 웅크리고 있을 뿐이라고 곱씹으며 오늘을 기다렸어. 그 모든 시간을 온전히 이해한다면, 그 누가 너에게 천천히 가라고, 무리하고 있다고 말을 할까. 난 오히려 네가 온 힘을 다해 너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시간이라 생각해. 내가 더 힘을 내 볼테니, 너는 지금처럼 뭐든 다 해보며 살아가.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치밀어 오를 때마다 스스로에게 되묻곤 하지.


 ‘정말 너는 최선을 다했어?’


 이제 너에게 최선이란, 성공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너의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속죄이기도 하다. 결과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물론 가끔 아쉬울 수는 있지만, 정말로 최선을 다했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금방 털어낼 수 있어. 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아 엉망인 결과를 봤을 때도, 다시 한번 자신을 낭비하고도 너는 과연 쉬이 털어낼 수 있을까.    


 

 그러므로 너는 오늘도 달려. 하루 24시간, 아니 1분 1초도 가득가득 하루를 채워가며 앞으로 나아가. 그동안 많이 아팠고, 또 많이 잃었으니까 이젠 그 어떤 것도 겁내지 않는 삶을 살길 바라. 그게 네가 삶에 예의를 다하고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방법이니까. 하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도전하고, 그 모든 시간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쌓여나가는 그런 인생을 살자. 그런 너의 미래를 사랑 가득 담아 응원한다.


자, 다시 새벽을 지나 아침이 밝아오고 있어. 이제는 정말 잠자리에 들 시간이야.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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