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자기 돌봄의 기술

13장. 길을 잃어야, 비로소 나를 만난다

by 유혜성

13장. 길을 잃어야, 비로소 나를 만난다


멈춘 사람과 방황하는 사람, 두 개의 발걸음 이야기


1. 멈춰버린 달리기, 그리고 다시 시작된 길


그는 어릴 때부터 ‘잘 달리는 법’을 배웠다.

주어진 길 위에서, 정해진 속도로, 넘어지지 않도록.

좋은 대학, 괜찮은 직장, 실망시키지 않는 인생.

남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꽉 채웠다.


그는 누구보다 빠르고, 누구보다 열심히 달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발걸음이 멈춰버렸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왜 달려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뛰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무기력한 얼굴로 그가 내게 왔다.

“운동을 해보고 싶어 왔어요.”


나는 조용히 물었다.

“운동을 하고 싶은가요? 아니면… 뭔가를 찾고 싶은 건가요?”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를 찾고 싶어요. 그런데 뭘 찾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를 체어 위에 세웠다.

“발바닥으로 기구를 느껴보세요. 지금, 바로 여기에서.

나를 지탱하는 감각을요.”


그는 어색하게 발을 디뎠다. 흔들렸다.

“천천히 호흡하세요. 그리고 중심을 찾아봐요.”


그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흔들리던 몸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나는 말했다.

“삶도 이와 같아요. 달리다가 멈추면 불안하지만,

멈춘 그 자리에서 중심을 찾으면 다시 나아갈 수 있어요.”


그가 내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 삶의 중심을 찾는 법


그는 필라테스를 배우며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리포머 위에서 중심을 잡을 때마다

삶도 균형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배럴 위에서는 등을 펴고 가슴을 열며

자신을 옥죄던 세상의 기대를 깨달았다.


체어 위에서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몸을 지탱하는 법을 배웠고,

침대 같은 캐딜락 위에서는 깊은 호흡으로

쉰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깨우쳤다.


몇 달 후, 그는 말했다.

“선생님, 저 다시 달리고 싶어요.

이번에는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요.”


그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멈췄기에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고민할 수 있었다.


그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남이 정해준 길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길,

자신만의 속도로.


2. 길을 잃고 나서야, 나의 길을 찾다


“이 아이를 좀 부탁드립니다.”


20대 초반 그녀가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내게 왔다.

길을 잃은 사람처럼, 눈빛은 공허했다.

부모님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가득했다.


“너 같은 애가 왜 이러니?

네가 얼마나 좋은 길을 걷고 있었는데!”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겉모습은 반항적이었지만,

눈빛은 깊게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알았다.

그녀는 지금 부모님의 길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찾는 중임을.


부모님의 길 vs 나의 길


그녀는 모범생이었다.

성실했고, 반듯했고, 늘 기대를 충족하며 살았다.

좋은 대학에 무난히 합격했고,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서자마자

그 길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부터 방황이 시작됐다.

억울했고, 혼란스러웠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랐다.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

수업도, 대학도, 부모님의 기대도.


운동을 하며 진짜 나를 되찾다


그녀는 처음엔 운동에도 냉소적이었다.

“운동하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운동하면 몸이 달라지고,

몸이 달라지면 마음도 달라져요.”


그 말이 가슴에 닿았던 걸까.

그녀는 조금씩 운동을 시작했다.


굳어 있던 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고,

단단히 눌려 있던 감정도 조금씩 풀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잊고 있던 꿈을 떠올렸다.


“그림이요.

그릴 때 가장 행복했는데,

부모님이 반대해서 포기했었어요.”


나는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그림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미술심리치료사라는 길도 있어요.”


그녀의 눈빛이 처음으로 빛났다.

가능성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그녀는 마침내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

부모가 그려준 미래가 아닌,

자신의 손으로 그려나갈 미래를.


길을 잃는다는 건 끝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찾아가는 또 하나의 시작이다.


누군가는 멈춰 서야 방향을 찾았고,

누군가는 벗어나야 비로소 진짜 삶을 발견했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남이 정해준 길을 걷지 않는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필라테스 힐러가 전하는 메시지


1. 멈춤은 실패가 아니다. 중심을 찾는 과정이다.

2. 흔들리는 순간, 내 몸이 알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여라.

3. 내가 원하는 길은 스스로 선택할 때 시작된다.

4.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일 때, 진짜 변화가 온다.

5. 길을 잃어도 괜찮다. 그 길이 나를 만드는 과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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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길을 잃어야, 나를 만난다>작사by유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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