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한때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던 40대 그녀.
대학 시절에는 대학내일 표지 모델로, 회사에서는 사보 모델로 나올 만큼 외모도 출중했고
커리어도 누구 못지않게 탄탄했다.
하지만 결혼 후, 긴 난임 치료 끝에 어렵게 아이를 얻었다.
“이제야 행복해지겠지…”
그렇게 믿었는데, 현실은 정반대였다.
임신 후 찾아온 우울감은 출산 후 더 깊어졌다.
몸은 완전히 무너졌다.
배에는 깊은 흉터가 남았고, 살은 늘어졌고, 거울 속 낯선 모습은 더 이상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다.
아이를 사랑했지만,
한편으로는 ‘내 몸을 망가뜨린 존재’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데…”
자책, 죄책감, 우울이 그녀를 천천히 집어삼켰다.
그러던 어느 날,
성당에서 들려온 조용한 대화 한 토막이 그녀의 귓가에 남았다.
“그곳, 에버유 필라테스라던가…
몸도, 마음도 많이 좋아진다더라.”
별 기대 없이 흘려들었지만,
그날 밤, 그녀는 불 꺼진 방에서
휴대폰을 켜고 ‘에버유 필라테스’ 인스타그램을 검색해 보았다.
어둠 속 화면 불빛을 바라보며,
글 하나하나를 스르르 넘기다
문득 눈가가 젖어버렸다.
“몸과 마음이 함께 회복되는 공간.”
“그곳이라면… 나도 괜찮아질 수 있을까…”
그리고 며칠 후,
마치 무언가에 이끌린 듯
그녀는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처음 오시죠?”
나는 부드럽게 인사를 건넸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죄송해요… SNS에서 선생님을 보다 보니까…
항상 알던 분 같아서요.
제 몸이 너무 망가졌어요.
마음도… 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나는 조용히 티슈를 건네며 말했다.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우세요.
다만 스스로 그렇게 보지 못할 뿐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녀는 더욱 흐느꼈다.
그날이 그녀의 첫 수업이었다.
처음에는 작은 동작 하나조차 힘들어했다.
굳은 몸, 약해진 코어.
하지만 나도 그녀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조금씩, 천천히.
내 몸을 사랑하는 연습부터 해볼까요?”
그렇게 그녀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완 동작으로 굽은 등이 펴지고,
독수리 동작으로 움츠린 어깨가 열렸다.
롤업 동작으로 잃어버린 복근이 깨어났다.
몸이 변하자 마음도 변하기 시작했다.
잃어버렸던 자존감이 서서히 돌아왔다.
“회원님 안에는 이미 예쁜 자아가 살아 있어요.
그 자아를 다시 깨워볼까요?”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 작은 미소가 피어났다.
그 미소는 오랜만에 본 것이었다.
수업을 마친 어느 날,
그녀가 잠시 망설이다 말을 꺼냈다.
“선생님… 제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요?
아이를 보면 너무 사랑스러운데,
가끔은 내 몸을 망가뜨린 것 같아서 미워질 때가 있어요.
그런 내가 너무 싫어요.”
나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감싸 쥐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은 분명 있어요.
하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기 어려워요. “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마치 단단하게 닫혀 있던 마음의 문틈에,
아주 작게 빛이 스며든 듯한 눈빛이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부터 해봐요.”
그 말을 들은 그녀의 눈빛에서
조금씩 어둠이 걷히는 게 보였다.
시간이 흘렀다.
그녀의 몸은 점점 건강해졌다.
그저 말랐던 예전과는 달랐다.
이제는 탄력 있고, 단단한 힘이 느껴지는 몸이었다.
무엇보다, 표정이 달라졌다.
늘 어둡기만 하던 눈빛이
이제는 빛을 담고 있었다.
“선생님, 저 다시 일을 해보려고 해요.”
“정말요? 너무 잘됐어요!”
“너무 오래 쉬면 나태해질 것 같아요.
차라리 바쁘게 움직이며 균형을 찾고 싶어요.”
그녀는 결심했다.
아이만을 돌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의 삶도 함께 돌보며 다시 세상 속으로 나아가기로.
“아이를 돌보듯, 이제는 저도 제 삶을 소중히 다뤄볼게요.”
나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게 바로 진짜 성장이에요.”
그날 이후,
에버유 필라테스는 그녀에게 단순한 운동 공간이 아니었다.
그곳은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길목이자,
스스로를 다시 껴안는 법을 배운 회복의 장소였다.
운동을 마친 뒤,
그녀는 늘 거울을 바라보았다.
예전처럼 마르진 않았지만,
지금의 자신이 더 건강하고 단단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소 지으며 문을 열고 나섰다.
그 문 너머에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1. 몸을 사랑하는 연습이, 나를 다시 껴안는 첫걸음이다.
: 내 몸을 미워하지 않고 돌보는 순간, 잃어버렸던 나와 다시 연결된다.
2. 움직이는 순간, 멈춰 있던 마음도 함께 깨어난다.
: 몸의 작은 변화가 마음의 깊은 층까지 닿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
3. 흉터를 감추지 않아도 괜찮다.
:내 상처도 나의 일부, 그것까지 품을 때 진짜 회복이 시작된다.
4. 진짜 성장은 타인을 사랑하듯,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이다.
: 내가 나에게 가장 따뜻한 사람이 될 때, 삶이 다시 빛난다.
5. 운동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나를 다시 살아내는 선언이다.
: “살고 싶다’는 마음이 움직이게 하고, 그 움직임이 나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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