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옷에 돈을 쓰는 건 아깝게 느껴졌었다.
잠옷 살 돈이 있으면 밖에서 예쁘게 입을 옷을 사는 게 훨씬 실용적이라 생각했다.
어차피 입다가 후줄근해서 못 입게 된 티셔츠를 집에서 입으면 되니까.
그러다가 몇 년 전, 친구들과 1박 2일을 하게 된 날이 있었는데 한 친구가 레이스 달린 귀여운 체크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그 잠옷이 너무 예뻐서 다른 친구와 나는 잠옷의 구입처를 물어보고 똑같은 잠옷을 구매하고 말았다.
도착한 잠옷을 입어보고서 왜 잠옷에 돈을 쓰는지 알게 되었다.
뭔가 스스로를 더 아껴주는 느낌이 든달까?
잠옷을 고를 땐, 좋아하지만 평소엔 부담스러워서 입기 힘든 디자인을 고른다.
재질도 중요하다. 레이온이나 폴리가 섞인 것보단 순면이 좋다. 마음에 드는 건 면과 폴리가 섞여있을 때가 많아 조금 아쉽다.
처음 산 잠옷의 브랜드는 굉장히 러블리한 디자인이 많이 나오는데 세일이 뜰 때마다 눈독을 들였다가 포기할 때가 많았다. 비싼 것도 아닌데 여전히 선뜻 결제하지는 못 하겠다.
아직까지 잠옷 초보자라 5벌의 잠옷을 가지고 있다.
다음번엔 조금 더 과감한 디자인의 잠옷을 구입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