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예쁘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꽃을 사는 것은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선물로 받는 것도 마찬가지.
예쁘지만 며칠 지나면 시들어 쓰레기통에 버리게 될 예쁜 쓰레기.
“난 꽃선물은 돈 아깝더라. 실용적인 게 좋아.”
이런 말들로 연애할 때 나에게 꽃선물하는 일을 원천봉쇄했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니 집에 식물 한 두 개쯤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혼 때 남편과 동네를 걷다가 너무 예쁜 안개꽃 화분을 발견했다.
들여다보고 있으니 남편이 사주어 신나게 집에 왔는데 일주일은 갔으려나…
금방 시들어 죽고 말았다.
그 뒤로 한 두 번 더 조그만 화분을 사 봤지만 다 금방 죽어버렸다.
‘나는 식물 키우는 데는 영 소질이 없는 사람인가 보다.’
이랬던 내가 지금은 식물을 10개 이상 키운다.
고무나무들은 생명력이 너무 강해서 분양도 몇 번이나 해 줬다.
종종 꽃도 산다.
선물하기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단골꽃집도 생겼다.
자주 가니 종종 서비스로 꽃을 조금씩 주는데 그게 그렇게 기분이 좋다.
일주일간 꽃을 보며 기분 좋았던 순간들에 돈을 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취향도 생각도 조금씩 변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