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일기] 수림식당, 부산

가지만두와 탄탄면, 탄탄한 탄탄면과 정말 가지가 가지하는 맛

by 김고로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결혼하기 전으로 기억되는 수년 전부터 한국에 또 다른 중식 유행에 불었었는데 가지를 활용한 튀김과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 매콤한 사천음식인 탄탄면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가지튀김을 접했던 것은 유튜브에서 부산 소재의 어느 대학생 유튜버가 자신의 교수님이 같은 과의 학생들을 데리고 맛있는 가지튀김을 사주셨다며 생활기록형의 영상을 올렸던 것에서 보았는데 영상에서부터 튀긴 가지의 소리가 생생하게 들릴 정도로 내 눈과 귀에도 맛있게 보였고 오늘 방문했던 식당도 그 덕분에 알게 된 식당이었다. 그때만 해도 가지튀김이나 가지만두를 하는 식당은 서울과 부산 정도 밖에는 없을 정도로 가지를 튀기는 음식은 한국에서 매우 인지도가 낮은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지를 요리하면 부들부들하게 절여서 무쳐먹는 가지나물 정도로 먹는 것이었는데 그 이상으로 가지를 맛있게 먹는다고 하니 호기심이 불쑥 올라왔다. 나도 튀긴 가지를 먹으러 가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결혼 후에 이룰 수 있었다.


할머니가 살고 계시는 금정구에서 부산대를 지나서 온천장 쪽으로 더 가는 뒤쪽은 산이나 옛 건물, 집들이 바둑판처럼 자리를 잡은 옛 풍경이 보이는 동네였으나 몇 년 전 산성터널을 공사하면서 그 일대가 신식 아파트 단지와 상가 등으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면서 예전에 내가 기억하던 정다운 분위기는 사라지고 깔끔하고 평탄한 분위기가 되어버린 동네가 되었다. 그곳에서 금정산성 방향으로 가파른 언덕을 올라서 금정산 자락의 금강식물원 옆이라는 자리에 어울리는 이름을 가진 '수림식당'이 오늘의 목적지였다. 오늘은 계획대로 원하던 곳을 방문할 수 있었다.


수림식당은 수년 전부터 인근 사람들의 입맛과 부산을 방문하는 타지의 사람들의 입맛을 휘어잡은 탄탄면과 명불허전 가지만두로 줄을 서서 먹는 식당이 되었고 이미 부산에서는 유명 백화점과 기장군에도 분점을 갖고 있는 튼튼한 지역 브랜드가 되었다. 그렇기에 부산에 살거나 부산을 방문하는 (주로 젊은 나이층의) 관광객들은 한번쯤은 들어보거나 찾아본 식당이다. 휴일이나 주말 점심, 저녁에는 수많은 대기줄을 뚫고서야 겨우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되었기에 나는 이 점을 노려 일부러 오늘 같은 평일 점심에 이쁜 여자를 데리고 금강식물원으로 향했다.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수림식당의 간판 메뉴인 가지만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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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면: 중국 사천지방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본인은 중국에서 살 때와 호주의 차이나타운의 사천풍 식당에서 자주 먹었던 음식이었다. 노두유(중국 간장), 즈마장(사천식 깨와 땅콩을 으깨서 만든 부드러운 소스), 홍라유(붉은 고춧기름), 마늘, 땅콩, 매콤하게 볶은 돼지고기, 파 등이 들어간 고소하고 매콤한 음식인데 내가 먹었던 원래의 탄탄면은 육수가 없이 비벼먹는 비빔면 형식의 탄탄면이었기에 한국에 와서 탄탄면을 먹을 때에는 '이게 탄탄면...?'이라는 생각이 들며 살짝 당황했지만 자박하게 들어간 진한 닭육수의 맛이 매운 양념과 고명들과 잘 어우러지면서 맛있게 먹었다. 수림식당의 탄탄면은 반숙 맛달걀로 시작하는데 이 맛달걀은 간은 삼삼하고 담백하면서 진한 맛, 조금 씹으면 입안에서 부드럽게 사라지면서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거기에 얇은 돼지고기와 숙주, 쪽파 토핑에 연한 색의 고춧기름의 첨가된 고소한 육수였다. 육수는 부드럽고 고소해서 돼지육수인지 닭육수인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먹었던 입맛으로는 돼지육수의 고소한 맛이 더 진하게 느껴졌다. 탄탄면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가게의 벽면에 붙여놓은 '탄탄면 맛있게 먹는 법'을 따라 하시는 것이 좋지만, 나는 조금 더 중국에서 먹던 맛을 원했기에 화쟈오(사천 산초가루)를 국물이 살짝 거뭇해질 정도로 뿌리고 마라소스를 두 숟갈 정도 넣어 먹었다. 견과류의 고소한 풍미를 확 끌어올리는 즈마장도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건 잠시 넣어두기로 했다. 산초가루를 잔뜩 넣으니 그나마 중국에서 먹던 맛과 조금 더 비슷해졌다. 아마 중국에서 먹는 사천식 그대로를 팔았다면 한국 사람들에게는 너무 이국적인 맛이라 먹기 힘들었을 테니 지금처럼 한국 입맛으로 조금 변형해서 파는 것이 더 맞는 것이겠지, 정 그러한 맛을 먹고 싶다면 내가 차이나타운을 직접 가거나 집에서 해 먹으면 그만인 것이다. 여하튼, 맛달걀로 속을 편하게 하시며 위장에 '음식 들어간다'는 신호를 주시고, 면과 숙주나물과 돼지고기를 매콤하고 고소한 국물에 살짝 적셔 숟가락으로 옮겨 담아 국물과 함께 입안으로 가져가며 드시는 것을 나는 추천한다. 아삭한 숙주나물과 쫄깃한 돼지고기가 부드럽고 고소하며 매콤한 국물에 어우러지고 면발도 적당히 탄력 있고 촉촉한 질감을 갖고 있어 안에 있는 재료들과 맛이 서로 보완을 하며 어우러지는 맛이다. 제일 좋은 점은 매콤하고 고소하며 아삭한 식감들이 잘 살아있다는 점이겠지. 매콤하고 뜨끈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는 탕면이다. 쫄깃한 고기, 아삭한 숙주가 탱글 거리는 면발과 함께 씹히는 동시에 매콤하고 부드러우며 고기 맛으로 고소한 육수가 입안을 동시에 덮쳐온다. 그리고 당신은 말할 것이다, '오, 맛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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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만두: 내가 탄탄면과는 달리 사진을 3장이나 찍어서 올리는 의미를 당신은 이해하겠는가? 그렇다, 그만큼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 맛을 이야기하고 싶은 나의 마음이 반영된 숫자이다. 수림식당에서는 가지만두를 5개와 10개를 판매한다. 혼자서 갔다면 5개를 주문하고 2명 이상이 갔다면 10개를 주문하기를 추천한다. 홀수로 주문을 한다면 마지막 1개를 반으로 자르지 않는 이상 독차지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내적 갈등을 심하게 겪을지도 모르니까. 나와 이쁜 여자는 탄탄면 곱빼기 1그릇과 가지만두 10개를 주문하여 나눠먹었는데, 가지만두 10개 중에 6개는 내가 먹었다. 겉으로는 평범한 고구마튀김과 같이 생긴 외모에 냄새이지만 이 가지만두를 먹어본 사람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찍어먹는 간장이 함께 나오는데 이 간장에는 식당에 있는 흑초를 충분히 넣어 섞어두도록 하자, 그 이유는 찍어 먹어보면 알게 된다. 수림식당의 가지만두 튀김은 튀김옷이 약간 두께가 있어서 얇은 편이 아니지만, 역시나 입안에서 씹을 때 튀김의 바삭한 맛이 입 밖으로 들릴 정도로 바삭하며 튀김옷이 쫄깃한 식감을 줄 정도로 부드럽다. 그런데 가지가 뜨거운 온도에서 익으면서 흐물거릴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을 주기 때문에 가지만두의 튀김 식감은 바삭하며 엄청나게 부드러운 튀김 맛이 난다. 나는 일본식 새우튀김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겉이 엄청 바삭하고 안은 부드럽기 때문이다(일식 튀김덮밥에 올라가는 튀김은 대체로 그렇지 않지만), 이러한 전형적인 일본식 튀김처럼 수림식당의 가지만두는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가지의 식감이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바삭하고 부드러운 바람직한 튀김의 식감을 선사한다. 한입을 물 때에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그 안의 가지가 부드럽게 베어 물리며 촉촉한 채수로 입안을 적셔주고, 가지 사이에 숨어있던 짭짤한 간장맛의 살랑거리는 고기 속이 비어있는 짠맛을 채워준다. 이때 흑초를 충분히 더한 간장을 찍어먹으면 흑초의 달콤함과 신맛이 느끼해질 수도 있는 가지튀김의 맛을 한층 고급으로 만들어준다. 바삭함과 부드러운 촉촉한 식감, 짭짤함과 달콤함과 신맛의 조화, 상반되는 식감과 맛의 균형이 가지만두 안에 들어있다. 그렇기에, 집으로 포장을 해서 가져가신 분이라면 튀김옷이 눅눅해지거나 따뜻한 가지의 육즙의 온도가 식어버리기 전에 가능한 빠르게 드시기를 추천한다. 매장에서 드시는 분이라면 가지만두가 입에서 놀랄 수도 있으니 약간의 시간을 두고 드시기를 추천한다, 막 나온 가지만두는 매우 뜨거운데, 가지를 베어 물 때 입안으로 스며드는 가지 육즙의 온도는 엄청나게 뜨거워서 입안에 가벼운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에 가지만두 외에 주문한 음식들을 잠시 즐기면서 가지만두가 입안에 들어올 때까지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간을 주시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입안에서 놀란 튀긴 가지가 뜨거운 눈물을 엉엉 울며 흘릴 테니까. 당신도 입안이 데어서, 가지튀김도 울고 당신도 우는 슬픈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어쨌든, 수림식당에 가면 가지만두를 먹어라, 두 번 먹어라.


그 이후 우리는 바로 옆에 자리를 잡은 금강식물원에서 산림욕을 즐기는 데이트를 했고 그 식물원에서 우리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시던 가족분들을 마주치기도 했다, 수림식당에서 식사 후 금강식물원 관람은 기본적인 이 동네의 코스라고 생각이 될 만큼. 금정산 기슭에서 가지만두의 풍성한 맛을 수확하는 수림(樹林), 식당 이름 한 번 잘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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