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는 것을 보고
속이 상했습니다.
육아서에서 본 대로
제자리에 앉지 않으면
밥을 치워버리는 것으로
아이의 식사 습관을 잡아주려 했는데,
아이는 사실 밥 먹는 것보다
노는 게 더 좋거든요.
당연하게도요,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아기 때부터 친구들보다
체중이 한참 가벼웠던 아이의 밥상을 치우자니,
마음이 영 내키지 않았어요.
'나는 단호한 엄마가 되긴 틀렸구나',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육아법에 대해 공부한 시간만큼
자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그 날도 어김없이
식사 중에 다른 행동을 했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생각한 저는
정말로 아이의 밥상을 치워버렸습니다.
아이는 울면서 밥을 다시 달라고 졸랐어요.
엄마에게 안아달라는 몸짓을 하면서
두 팔을 벌리고 무릎 가까이 다가왔어요.
아이의 몸이 제 무릎에 닿자
그동안 아이들 먹이기에 지친 식사시간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폭발할 것만 같았습니다.
순간 엄청난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아이를 안아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이를 그 순간에 안아주게 되면
싱크대로 치워버린 아까운 밥상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할까 봐 두려웠습니다.
단호한 행동이 아까웠을까요
기껏 차린 밥상이 아까웠을까요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가끔
무른 엄마라 이야기했습니다.
그 때문이었는지 어느새
저도 갈팡질팡하는 것만 같았지요.
단호해야 한다면 확실한 이유가 필요했고,
무른 엄마가 되기로 한 이유도 확실해야만 했습니다.
엄마는 화가 났지만
언제든 아이가 기댈 수 있는 존재이고 싶고
고된 육아지만
아이가 웃어야 엄마도 힘이 나잖아요.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우리 집의 규칙이나 식사예절이
엄마의 기분이 되지 않아야 할 거 같았어요.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동그랗게 등을 쓰다듬으며
아이의 뭉친 울음을 풀어주면서
엄마는 너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노라고
말해주었어요.
아이를 충분히 진정시킨 뒤에
다시 규칙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아이는 눈앞에서 치워진 밥상보다
엄마의 사랑도 함께 거둬졌을까,
불안했을 겁니다.
기꺼이, 새로 밥상을 차려주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오늘따라 사진을 넣으면 계속 에러가나면서
저장도, 발행도 되질 않고 있네요. 아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