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5도 상승,
이미 넘었는가?

03_지금은 기후열파시대

by 지구별 여행자

03_지금은 기후열파시대



1.5도 상승,

이미 넘었는가?



세계기상기구(WMO)란?

WMO(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세계기상기구)는 유엔(UN) 산하의 공식적인 기상·기후·수문 과학 전문기구로, 전 세계 193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1950년 설립 이후 지구 기후의 상태를 과학적으로 관측하고, 각국이 기상·재난·수자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WMO는 매년 ≪State of the Global Climate(기후현황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이는 IPCC(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의 중장기 평가보고서와 함께 지구 기후위기를 진단하는 국제 기준자료로 활용된다.


2024년 보고서의 핵심 경고: “1.5도를 초과했다”

2024년 WMO는 COP29를 앞두고 발표한 『기후현황보고서』에서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5°C(±0.13) 상승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지구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를 기록 중임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또한 “2023년과 2024년은 인류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남을 것이며, 16개월 연속 평균기온이 과거 기록을 초과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후변화의 진행을 넘어, 기후붕괴(climate breakdown)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IPCC 기준으로 보면 1.5도 초과는 “진행 중인 경계”

다만, 파리협정에서 말하는 ‘1.5도 초과’는 단일 연도의 초과가 아니라 20년 평균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IPCC는 기후변화를 "수십 년 이상 지속되는 기후 시스템의 변화"로 정의하며, 지구 평균기온이 1.5도를 초과했다고 ‘확정’하려면, 20년간의 평균 온도가 그 이상에 도달해야 한다고 본다.


그럼에도 WMO는 이번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은 중요한 관측치를 함께 제시한다:

2023년 기준 장기 평균기온은 약 +1.3°C에 도달
현 추세가 유지된다면 2030년 이전에 1.5도 평균 초과는 거의 확실
이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장기적 추세가 1.5도 초과로 접어드는 초기 국면임을 시사한다.


1.5도 초과의 의미: ‘티핑포인트’에 대한 실제 경고

1.5도를 넘는다는 것은 단지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 시스템은 복잡한 피드백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정 임계점을 넘으면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 변화, 이른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발생한다.


<주요 티핑포인트 사례>

북극 해빙 붕괴 / 지구 반사율(Albedo) 감소 → 가속 온난화
그린란드·남극 빙상 붕괴 / 수 미터 해수면 상승, 해양 순환 변화
아마존 우림 붕괴 / 탄소 흡수원 상실, 대기 중 CO₂ 급증
영구동토층 해빙 / 메탄 대량 방출 → 온난화 속도 폭발적 증가


WMO는 2024년 보고서에서 “지구 시스템의 복잡한 티핑포인트들이 연쇄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미 일부 지표는 자기증폭적 변화(Self-reinforcing change)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왜 이 경고는 전환점이 되는가?

2024년은 기후과학이 말하는 위험이 현실이 되었음을 증명한 해이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닌 현재의 삶을 변화시키는 실질적 위협이며, 지역 간 불균형, 계층 간 취약성, 생태계 붕괴, 생계 기반 손실, 기후 이재민 증가 등 구체적인 사회적 파장을 수반한다.

따라서 ‘1.5도 초과’는 단순한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행동을 요구하는 윤리적·정치적 전환선이기도 하다:


•탄소중립 정책의 조기 실행과 실질적 감축
•기후적응과 회복력을 위한 투자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의 구현
•지역 공동체와 생태계 중심의 대응 체계 강화


기후붕괴 시대, 지금이 마지막 기회인가?

WMO 보고서가 보여주는 지표는 모두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1.5도는 이미 체감되고 있으며, 2도 시대는 시간문제다.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가 기대하던 지속가능한 미래는 설계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사회적, 기술적, 윤리적 결단은 단지 ‘기후 대응’이 아니라 생존의 문턱을 지키는 행위이다.

그 중심에는, “모두를 위한 조기경보(Early Warning for All)”와 “정의로운 기후전환”이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WMO (2024). State of the Climate 2024: Update for COP29

WMO News Centre (2024). WMO report documents spiralling weather and climate impacts

https://wmo.int/news/media-centre/wmo-report-documents-spiralling-weather-and-climate-impacts

IPCC AR6 (2022), First Global Stocktake (2023)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