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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웨이신박 Oct 27. 2024

선상일기/하선일기

하선일기

집 마당 사과나무에 아직 사과가 아직 남아 있다. 올해 사과가 풍년이라 따고 떨어지고 따고 새들이 쪼아 먹어도 아직 남아 있다.

멍하니 사과나무를 쳐다보고 있으니 눈이 맑아지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바다에서는 온통 주위를 둘러봐도 녹색 빛은 찾을 수 없었다.

육지에서 멀어져 원해로 나가면 푸른 바다에 붉은 노을, 파란 하늘에 흰 구름, 검은 파도에 희게 부서지는 파도뿐이다. 녹색 빛이라곤 접시 위에 놓여지 샐러드뿐 주변을 둘러봐도 풀 한 포기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녹색 무성한 잎에 간간이 보이는 빨간색 사과빛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빨강과 초록, 파랑과 노랑은 보색이다. 보색은 서로 반대되는 채도를 가지고 있어 섞이기 어려운 색이지만, 자연 속에서 함께 조화를 이루며 서로 다른 색을 돋보이게 해 준다. 각각 다른 성격의 사람들을 색깔이 다르다고 말한다. 다른 색깔의 사람들을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서로 다른 색깔의 사람들과 섞이기는 어려울 수 있어도,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심지어 서로를 돋보이게 해 주며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바라보는 최종 목적지가 같다면 말이다.   


배에 타고 있는 42명은 다른 나라, 다른 언어, 다른 성격과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목적지가 하나였기에  조화를 이루며 순항할  있었다. 무성한 사과나무가 사과를 품고 있는 자연에서 조화와 포용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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