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아카시아꽃의 통곡”
며칠 늦게 뻐꾸기 울음소리를 들은 5월도
땅이 꺼져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제는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했는지
명년 5월까지 장기휴가를 떠나려
주섬주섬 보따리를 싸다가 말고는
떠나기가 못내 아쉬운 듯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산야를 휘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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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은 금세 향수에 젖은 듯 촉촉해지고
지난 한 달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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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카시아꽃이 흐드러지게 핀 가지마다
꽃향기를 흩날리며
떠나는 5월을 끌어안고는 대성통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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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소리에 놀란 5월이 묻는다.
“이별이 서러워 그러시는 겁니까?”
“아니요, 이별도 서럽지만
더 큰 슬픔이 있어요.”
“무엇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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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월님이 남기신 이 아름다운 꽃으로
성대한 꿀잔치를 벌이려고
꿀벌과 나비들에게 초청장을 보냈건만
올해는 오시질 않아요.
작년엔 초대도 안 한 벌과 나나니들까지 북새통이었는데
올해는 가물에 콩 나듯이… 아무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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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그제야,
아카시아꽃의 통곡이 무엇 때문인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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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늘 자연의 입장에서 말하셨다.
꽃에게도 마음이 있고,
계절에도 눈물이 있다고 믿으셨다.
아카시아꽃이 운 이유는
벌이 오지 않아서였다.
환경이 바뀌고, 생명들이 줄어든 지금,
그 슬픔을 아버지는
“우화처럼” 적어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