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남의 시선, 남의 얘기에만 신경 쓸 건가요?
요즘 유튜브나 SNS에서 유독 자주 보게 되는 글들이 있다. ‘30대 언니가 들려주는 연애 상담’, ‘OO 연애 연구소’, ‘경험 많은 오빠의 연애 코치’ 등과 같은 콘텐츠가 바로 그것이다. 각 매체별 특징에 따라 콘텐츠의 전달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유튜브에서는 ‘연인이 나만 바라보게 만드는 방법(feat. 집착, 스토킹 주의)’과 같은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바탕으로, 구독자로부터 사연을 받아 그에 대한 상담과 동시에 해결 방안을 주로 제시해준다.
그리고 페이스북에서는 ‘연애 연구소’, ‘20, 30대 연애 고민상담소’, ‘썸과 연애 사이 그 어느 지점’과 같은 이름으로 사랑과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느낄 법한 감정과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을 카드 뉴스나 웹드라마 형식으로 만들어 보여준다. 한편 인스타그램에서는 감성적인 사진과 글귀가 어우러져 연애의 달달함 또는 괴로움, 외로움, 슬픔 등 다양하게 교차하는 감정을 잔잔하게 공유하는 방식으로 연애 및 사랑에 대한 콘텐츠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진다.
이렇게 사람들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연애와 사랑은 다양한 방식으로 여기저기에서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들이 정말 건강한 연애를 위해 필요한 것일까? 아니, 적어도 나의 연애에 일말의 도움이라도 되는 부분일까? 연애와 사랑의 소용돌이 속에서 간신히 두 다리를 버티고 서 있는 우리들은 이 점에 대해 꼭 한 번쯤 깊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당신의 연애 가치관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현재의 20, 30대 젊은이들에게 묻는다면, 자신만의 확고한 연애 가치관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그렇다면 조금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나아가 사랑이란 무엇일까? 연애가 결과라면 사랑은 연애라는 관계가 정립되기 위한 전 단계에 존재하는 것으로서(물론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사랑이 있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사랑이란 연애 감정의 기본을 이루는 것이라고 한정하자), 말로 설명하기 어렵고 또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갑작스레 다가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다른 이들이 말하는 피상적이고도 사전적인 설명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연애와 사랑을 하고 있거나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은 것이다.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사랑을 정당화하는 요소를 외부에서 찾으려 한다. 사랑과 연애에 있어 본인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견해와 같은 외부적인 요소에 기대려고 하는 경향이 짙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해서 만들어진 콘텐츠가 바로 ‘연애 상담’ 콘텐츠다.
나는 위와 같은 콘텐츠를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콘텐츠 생산이라는 것도 결국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다만, 너무나도 가벼운 콘텐츠들을 양산해냄과 동시에 개인이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교훈을 마치 ‘연애와 사랑에 대해 통달한 것처럼’ 말하는 것이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건지 의문이 생길 뿐이다. 어떻게 보면 나의 이러한 글들도 누군가에게는 ‘가볍디 가벼운 연애, 사랑에 관한 글’이라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연애,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깊은 고찰과 통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애인과 다퉜다면, 다툼의 원인이 무엇인지, 둘 사이에 어떠한 견해 차이가 있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러한 의견 차이가 너무나도 근본적이고 개인의 가치관 문제로까지 번질 만큼 중요한 부분인지 등을 내적으로 깊게 고민해보는 것이 사랑을 대하는 참된 자세가 아닐까. 사랑은 여느 평범한 노래 가사처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는 만큼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꼈을 때 그 황홀함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그로부터 오는 행복감도 크다. 나를 이루는 많은 것들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랑’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없다면, 이것이야말로 어찌 보면 인생 전반에 대해 책임감 없이 행동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괴롭게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말한다. 사랑과 연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여. 이제라도 스스로를 돌아보며 사랑에 대해 고찰하고 연애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보시라. 이로부터 내 연애가 괴로운 이유를 찾아내고, 나아가 이를 고쳐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 글에서 언급된 콘텐츠명 등은 모두 가제(假題) 및 가명(假名)이며, 혹시라도 실제 존재하는 명칭과 중복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콘텐츠를 비방할 목적이 없음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앞으로 여러분들께 저의 지나온 연애사를 비롯해 제 주변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현실감 있으면서도 공감 가는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또 여러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하고 연애하며 그 과정에서 결혼을 고민하고 가끔은 비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 중 한 명의 이야기,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