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킁! 킁 이건 스컹크 냄새?

9

by 코리디언

[Episode 9] — 킁! 킁 이건 스컹크 냄새?



아파트 앞 큰 길에도 차가 줄어들어서인지 조용한 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여름은 밤이 되어도 그 열기가 식지 않아 열대야를 보낸다는데, 그래도 우리 집은 창문 열어놓고 베란다 문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가끔씩 베란다에 달아놓은 풍경이 바람이 불 때마다 청량한 소리를 내어 여름밤의 낭만을 더 좋게 만들어준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는데 이상한 냄새가 난다.

‘킁킁’

여보! 이 냄새 뭐야? 참기름 흘렸어? 아니, 스컹크가 있나?

남편이 코를 씰룩거리며 묻는다.

“그러게, 이거 마리화나 냄새 아니에요?”


캐나다의 대마초 합법화는 총리인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가 2015년 총선 당시부터 대마초 합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2018년 10월 17일 '대마초법(Cannabis Act)'이 발효되면서 그의 공약이 실현되었다. 합법화의 주된 목표는 청소년의 대마초 접근을 막고, 대마초 암시장을 근절하여 범죄 조직의 수익원을 차단하는 것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테면, 합법화 이후 대마초 사용자가 증가했으며, 특히 젊은 성인층에서 사용률이 높게 나타났고, 대마초 관련 응급실 방문 및 입원 사례가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와 특히 어린이가 실수로 식용 대마초를 섭취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건강의 문제와 대마초를 사용한 후 운전하여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 합법화는 대마초를 전에는 의학용으로만 사용을 허가했는데 기호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한다는 것이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우루과이 이후 두 번째로, G7 국가 중에서는 최초로 대마초를 합법화한 나라가 되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거리나, 대학가, 심지어 공공시설인 공원 등에서도 마리화나 냄새를 맡는 경우가 많아졌다.

퀘벡 지역에서 대마초를 합법적으로 판매하는 곳을 SQDC(The Société québécoise du cannabis (SQDC; lit. Quebec Cannabis Corporation)라 부른다. 이곳에서는 합법적으로 대마초를 구입할 수 있고, 캐나다 전역에서 일정량까지는 기호용 마리화나가 합법이긴 하지만, 각 주와 준주(each province and territory)에서 구매, 소지, 사용을 위한 최소 연령을 따로 정하고 있다. 현재 앨버타주는 18세, 퀘벡주는 21세, 그 외 모든 주와 준주는 19세이다.





우리 아파트에도 경고문을 붙여놨지만, 암암리에 자신의 아파트에서 피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합법이라는데 별다른 조치는 없고, 그저 심증만 있을 뿐이다.

빌딩 전체에 참기름을 쏟은 일은 없고, 도심 한 복판에 스컹크가 나타나 방귀를 뀔 일은 더더군다나 없고,

분명 누군가가 밖에 나와 몰래 마리화나를 피우는 게 분명하다.

나는 열린 창문과 베란다 문을 닫으며, 큰 소리로

“누군가가 마리화나를 피우나 봐요 여보, 냄새가 아주 고약하네, 누구지? 이런 아파트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은?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나 봐요.”

마치 남편과 대화하듯 했지만, 그 누군가가 듣기를 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잠시 후 윗집의 베란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면서 냄새는 사라졌다.

윗집 남자가 범인일 수 있다는 심증을 갖게 했다.

며칠 후 우연히 세탁실에서 윗집여자와 마주쳤다.

나는 요즘 아주 이상한 일이 있다며, 그녀에게 밤마다 마리화나 냄새가 이 빌딩, 특히 우리 아파트 라인에서 난 다고 혹시 그런 냄새 못 맡았냐고 물었다.

그녀는 당황해하는 표정을 숨기려고 하면서 자신은 아무 냄새도 못 맡았다고 한다.

아직도 심증만 있지 누가 빌딩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지는 찾아내지 못했다.


다양한 인종과 사람들이 살고 있고, 취향도 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함께 하는 공간에서 누구의 권리가 먼저 존중되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공공의 질서와 건강을 위해서 공공장소에서는 피해야 할 개인의 행동이 있는데,

요즘의 세대는 공동체가 아닌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너무 보장되고, 그것을 주장할 때는 반박할 만한 강력한 규제라는 게 없어서 참 난감하다.


부디 마리화나를 피우는 그 누군가는 공공의 장소가 아닌 자기 개인의 공간에서만 자신의 자유를 누리기를 바랄 뿐이다.

















keyword
이전 08화꽃에 물 주는 윗집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