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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pr 22. 2019

환경, 곧 나를 뺀 세상의 전부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를 앞두고

5월 23일(목)부터 29일(수)까지,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서울환경영화제가 열린다. 부산, 전주, 부천의 영화제 정도만 접하고 돌아본 내게 서울환경영화제와의 인연은 2017년 찾아왔다. 브런치를 통한 초대로, 14회 당시 개막작인 <유령의 도시>를 볼 기회가 주어졌던 것. (정확히는, 영화제 관람권을 여러 장 받았지만 스케줄 문제로 딱 한 편밖에 보지 못했다.) <유령의 도시>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S'의 근거지가 된 도시 '라카'를 배경으로, 도시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고향을 등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극장이라는 편안한 공간에서 접한 이 이야기는 지구 반대편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지는 참혹하고 부조리한 일들에 대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서울에 사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세계 어딘가에서 그런 일이 현재 진행형임을 알고 있는 정도라고 여겼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제15회 서울환경영화제. 캐나다 감독 마티유 리츠의 다큐멘터리 <키리바시의 방주>를 관람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21세기 안에 국토 전체가 잠기게 될 위기에 처한 태평양의 어느 섬나라 이야기였다. 일상을 살면서 언제나 인식하기는 어려운 지구 온난화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만든 건, 작은 나라의 해안가로 떠밀려온 쓰레기들이었다. 요즘에야 플라스틱이나 일회용기를 덜 쓰는 등의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조금씩 일어나고 있지만, 내가 무심코 매일 행하는 일들이 사라지지 않고 흘러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어딘가에서는 재앙이 될 수 있음을 <키리바시의 방주>는 알게 해 줬다. 그러나 나는 영화가 끝난 후, 영화에 대해 생각하고 나름의 글로 정리한 후, 다시 서울의 일상으로 돌아갔고 중동이나 태평양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누군가의 재앙은 먼 이야기가 되었다.


제14회 서울환경영화제(좌)와 제15회 서울환경영화제(우)에서의 흔적들



사전적 정의로서의 환경은 '생물에게 직접ㆍ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을 뜻한다. 환경은 곧 "나를 뺀 세상의 전부"인 것이나 다름없다.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 제목, 마음의숲, 2019) 다큐멘터리의 형식이 아니라 해도,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 벌어졌거나, 일어나고 있거나, 생길 수 있는 일에 대해 말한다. 그러니까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은 인간이 살고 있는 세상의 이면을 깨닫게 해주는 일이다. 서울환경영화제와 나의 인연은 그리 길다고 할 수 없지만, '영화를 통해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고 미래를 위한 대안과 실천을 논의한다'는 영화제의 창립 취지를 본다면 이보다 나와 세상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제도 드물 것이다.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공식 포스터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공식 포스터

2019 서울환경영화제 개요


*명칭: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The 16th Seoul Eco Film Festival (SEFF)

*성격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환경영화제

*상영작: 24개국 59편

*기간: 2019년 5월 23일(목) ~ 5월 29일(수)

*개막식: 5월 23일(목) 19시

*상영관: 서울극장 5관, 7관, 10관, H관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13)

*주최: ()환경재단,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회

*후원: 환경부, 서울시 등







이번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는 'ECO SPIRIT'을 주제로 한다. 이는 '무엇을 쓰고 입고 먹을지'를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삶을 고민하고 선택하는 생활을 뜻한다고 한다. 기후변화, 플라스틱, 먹거리, 생명 등 다양한 환경 관련 이슈들에 대해 인식하고 생각할 수 있는 영화들이 상영될 예정. 서울환경영화제는 비경쟁 영화제를 표방하지만 환경영화의 제작과 배급을 장려하기 위해 일부 경쟁부문을 마련했다. 국제경쟁 대상, 심사위원특별상, 관객상으로 이루어진 국제경쟁 부문과 한국경쟁대상, 우수상, 관객심사단상으로 이루어진 한국경쟁 부문이다. 요나스 메카스 추모전, 오기가미 나오코 특별전, '플라스틱 제국의 종말', '에코 밥상으로의 초대' 다양한 기획전 특별전과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있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주요 영화들의 관객과의 대화(GV)는 물론, '쓰레기 줄이는 카페', 'SEFF의 책장', '맛있는 영화관' 등의 상설 프로그램들 역시 단순히 영화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장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영화제를 풍성하게 만든다.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 <아쿠아렐라> 스틸컷

이번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인 <아쿠아렐라>는 러시아의 바이칼호부터 미국 마이애미 등지와 베네수엘라 앙헬 폭포 등을 오가며 '물'을 주인공으로 삼는 다큐멘터리다. (개막작 소개 링크)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공식 포스터와 포스터의 모티브가 된 각종 쓰레기들의 이미지


이번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의 공식 포스터는 다양한 쓰레기 문제를 형상화했다. 제대로 분리 배출되지 않는 쓰레기들과 일회용품 등의 무분별한 소비에 대해 경각심을 주기 위하여, '길가에 마구잡이로 쌓인 쓰레기 더미', '켜켜이 쌓이고 압축된 압도적인 규모의 종이 쓰레기들', '동물들이 자칫 먹이로 착각할 수 있을 투명한 플라스틱'을 소재로 삼았다고 한다.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티켓 정보(영화제 홈페이지 캡처)

영화제 티켓 안내는 ID카드 및 티켓 교환권 등에 대한 상세정보를 포함하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 외 서울환경영호제의 다양한 소식이나 현장 정보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포스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개 및 업데이트된다.

 



영화 <먼지의 세계>(좌)와 <아름다운 것들>(우)

영화제가 열리기 앞서 개인적으로 미리 관심이 가는 작품으로 찜한 두 영화는 <먼지의 세계>와 <아름다운 것들>이다. <먼지의 세계>(원제: Earth)는 광산이나 채석장, 대규모 공사현장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개발과 도시화 등을 위해 매년 수십억 톤의 흙을 파헤치는 인류의 모습을 담는다. <아름다운 것들>(원제: Beautiful Things)은 환경을 의식하지 않은 인간의 소비에 대한 고발 성격을 지닌 영화로 제품의 생산 및 운송부터 소비, 그리고 폐기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이면에 자리 잡은 환경 문제에 대한 생각의 계기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본 글은 16회 서울환경영화제 공식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소정의 물품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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