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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쫑쫑 May 11. 2020

내가 읽는 모든 것이 나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나를 말해준다. 내가 어떤 책을 읽는지, 어떤 옷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과 어울리는지. 왜 나는 그런 것들을 선택했을까. 이유 없는 선택은 세상에 많다. 하지만 정말 이유가 없는 걸까? 친구들과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옷을 사도 매번 비슷한 옷을 사고 비슷한 옷만 입고 다닌다고. 옷장을 열어보면 취향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자신이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면 당장 옷장을 열어봐라. 그게 바로 당신의 취향이다.


나는 예전부터 내가 읽은 책이 나를 말해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을 선택할 때는 다른 무엇보다 신중하다. 잘못된 책을 골라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정말 싫어할 뿐만 아니라 책을 읽기 시작하면 강박적으로 끝내야 된다는 생각에 더 예민해지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을 계속해서 읽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서 질릴 때까지 그 작가가 쓴 책들을 읽는다. 가끔 글을 읽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거나 공감이 되면 그 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책에 끄적거리길 좋아한다. 그러고 나면 작가와 대화하는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나의 책장을 둘러봤다. 어떤 책들이 나에게 영향을 줬을까? 이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가벼운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읽고 나면 꽉 찬 느낌이 드는 책들이 있다. 또는 한 권을 읽었지만 정말 공감하는 한 줄이 있으면 그 책을 사랑한다. 책장을 뒤적거리다 발견한 책. [슈테판 츠바이크의 위로하는 정신]. 2014년도에 읽었던 내용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밑줄 쳐진 부분과 책에 적어놓았던 글을 보니 지금 내가 쓰고자 하는 자기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과 비슷한 내용인 것 같아 몇 줄을 옮겨 적는다.


: 타인의 광증이나 이익을 위해 희생당할 위험에서 어떻게 나의 본래의 영혼과 오직 내게만 속한 물질인 내 몸, 내 건강, 내 신경, 내 생각, 내 느낌을 지킬 수 있을까? 몽테뉴는 자신의 삶과 힘과 노력과 기술과 지혜를 몽땅 동원해서 이 질문에 열중했다. 이런 자유를 얻기 위해서 모든 행동과 감정에서 자신을 관찰하고 감시하고 시험하고 질책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이데올로기를 위한 패거리 짓기의 노예 상태가 되어버린 시대에, 영혼의 구원과 자유의 보존을 위한 그의 탐색과 노력 덕분에 그는 오늘날 우리의 형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예술가인 그를 사랑하고 무엇보다 존경한다면, 그 까닭은 그가 다른 누구보다도 삶의 최고 기술을 위해 자신을 바쳤기 때문이다. '자신을 지킨다는 가장 높은 기술'에 말이다. p.33


: 언제든 자신을 빌려줄 용의는 있었으나 그 무엇을 위해서도 자신을 온전히 바칠 생각은 없었다. p. 36


: 나는 책을 쓰는 저자가 아니다. 내 과제는 내 삶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유일한 직업이며 유일한 소명이다. p. 97


: 모든 것에서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모든 것을 찾다. p.99


: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경험은 자기가 저 자신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p.113

이런 글도 썼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생의 목표는 자신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도 이 생각에 동의한다. 우리는 자신으로 살기 너무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타인에 의해 세상에 의해 자신을 잃어가며 퇴색되어 간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또렷하게 자신에게 충실하게 살길 바란다. 죽을 때까지 완전히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알아가다 보면 그 재미가 있지 않을까? 원래 이 글의 취지는 다양한 책을 보면서 내가 어떤 취향을 가진 인간인가를 알아보려고 했으나 이 한 권의 책이 내가 쓰고자 하는 글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주는 거 같아 이 책으로 이번 글은 마치겠다. 다시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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