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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향연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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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망디 시골쥐 Jan 15. 2024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결혼하고 애도 낳는데

서른의 일기

큰 초 3개가

덩그러니 꽂힌

하얀 생크림 케이크


특별한 것 없는

지나가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

가장 흔한 디자인으로

어제 만들었는지

오늘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그 케이크에

벌써 서른이 된

나이를 곱씹으며

초를 꽂아 본다


외면하고 부정한들

바뀌지 않는

숫자는


누구에게는

한참 많을 나이


혹 누구에게는

한창일 나이


서른이라고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고


그 흔한

마음의 덜컥 거림도 없지만은


쓸데없이 들은

이름도 지긋한

'전'남친의 소식은

그냥 싱숭생숭함만 더한다


꼭 족제비 같은

얼굴이

뭐가 좋았나


그 멀리까지 한달음에

달려가서 보았나


잊고 지냈던

간사한 눈웃음이 담긴

사진에서

확인한 '전'남친의 결혼


세상에나

운 좋게 결혼까지 했구먼


내 신세는!!


한탄하기보다는


벌써

이렇게


지나가버린

세월이

희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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