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행인이
갑자기
바닥에서 먹이를 찾던
비둘기를 보더니
기겁한다
그리고 이내
비둘기가 닿을세라
몸을 바짝 벽 쪽으로 세우고
이동한다
비둘기도
흠칫
놀랜 것 같지만
이내 개념치 않고
흙에 섞인
먹잇감을 쫓아
구구
구구
구구
한쪽 다리가 잘린
비둘기를 보았다
늙어 깃털이
해성 해진
비둘기를 보았다
잘 못 태어난 듯
혼자만 다른 색을 가진
비둘기를 보았다
다들
구구
구
구구구
어떻게 생겼든
모두들
먹이 찾는데
여념이 없다
우리랑 똑같다
그래 다를 게 없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비둘기는
우리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