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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향연 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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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망디 시골쥐 Jun 22. 2024

아이를 끌어 안으며

어김없이


나의 하루의 끝은

나의 아이를 재우는 일


눈이 감감해진

아이는


금방이라도

잠이 들 듯


눈을 연신

비벼댄다


-엄마 손 잡아줘


아이는 내 쪽으로

드러눕더니


갑자기

나를 와락 끌어안는다


잠든 아이를

안는데


내 어릴 때

얼굴이 겹쳐보인다


항상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이불을 깔고


어둠이 무서워

눈을 꼬-옥 감고

얼른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쌕쌕거리며

사랑스럽게

잠든 아이의 머리카락을

연신 쓰다듬는다


이제 괜찮아


잠든 아이의 통통한 볼을

어루만져본다


많이 외로웠지


나의 어린아이를 돌보는 것은

마치

나의 어린나이를 돌보는 것 같다


나도 내 아이처럼

언제나 불러도 오는

잠들 때까지

손을 꼬옥 잡아주는

존재가 있었더라면


돌이킬 수 없기에

어쩔 수 없다


내 아이를 돌보며


내 안의 아이도 함께

돌봐준다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그거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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