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해줘야 해
세상에 기대하지 말고 나한테 기대
얼어붙고 마는 여름
펜을 잡으면 자꾸 게슈탈트 붕괴 현상이 일어서 연애편지 대행 서비스 같은 걸 찾아보는데
나한테 구루 같은 친구가 하는 말
활자에 너무 빠지지 마
그게 널 자빠트릴 거야 어쩌면 죽일 거야
단어가 쌓인 무덤에 갇혀 죽으면 나한텐 호상인데
모든 사랑은 섹스를 할 수 있냐 없냐로만 나뉜다
응응 그거 사랑 맞아
비가 되는 낱말 아래 천장이자 우산이 된
어른
한참 어린 아기와 너무 늙은 노인은 아주 많은 부분이 닮았다
좋은 시절 다 가고
아프면 병원 가
병원 가는 거보다 그 말 듣는 게 더 아프다
진단도 위안도 값싸게 구걸하는 거 난 싫어
그럼
잘래 말래
애매하긴 해
좋긴 한데
그것보다 더 높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