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나오는 기차를 타면 이 역에서 내리나요?” 많은 사람들이 호시우(Rossio) 기차역을 보고 이렇게 물어보지만, 아니다. 리스본 시내에 큰 기차역이 네 개 정도 있는데,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서 기차역이 달라진다. 신트라로 가는 기차역은 마누엘리누 양식으로 아름답게 지어진 호시우 기차역에서 탈 수 있는데 (호시우 지하철 역과는 또 다르다), 여기에서 약 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신트라행 기차를 타면 신트라 시내에 갈 수 있다. 신트라는 리스본의 위성도시쯤 되는 도시로, 신트라에 살면서 리스본으로 출퇴는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러나 신트라행 기차의 제일 종점은 사람들이 사는 주거지역이 아니라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문화풍경'이다. 예전부터 많은 왕족, 귀족들이 여름에 시원한 신트라 지역에 여름별장을 짓고 살았고, 그보다 더 전에는 무어족(이베리아 반도에 중세에 거주하던 이슬람인)들이 성을 짓고 살았던 동네이다. '신트라'라는 이름이 기원을 따지면 아랍어로 '달의 산'이라는 의미라하여, 신트라 시 곳곳에서는 달 그림이나 달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차를 타고 신트라 시에 도착을 해도, 아름다운 성과 별장들을 보려면 또 버스나 우버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신트라는 꽤 넓고 또 문화재들이 산지에 위치해서 빨리 많이 볼 수 잇는 관광지는 아니다. 기차역에서 434번 버스를 타면 좁은 산길을 구불구불 올라가 돌 성벽이 남아있어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무어성, 독일 퓌센 성에 영감을 주었다는 알록달록 페나성에 가볼 수 있다. 기차역에서 산을 오르지 않고 서쪽으로 가는 435번 버스를 타면, 브라질 교포 부르주아가 살던 미로 같은 여름별장 헤갈레이라와 영국의 부자 상인이 포르투갈에 지은 몬세하트 별장이 나온다. 시내 한 가운데는 포르투갈 왕들이 살았던 왕궁 중에는 가장 오래된 신트라궁이 큰 두개의 굴뚝을 자랑하며 서있다. 기차를 타고 다시 시내로 돌아가는 길에 껠루즈-벨라스(Queluz-Belas)라는 역에서 내리면 포르투갈의 베르사유라 불리는 껠루즈 궁도 볼 수 있다.
위에서 소개한 성과 궁들은 특히나 큰 규모의 정원이나 공원을 갖고 있다. 꽃이 만개하는 봄부터 열매를 주렁주렁 맺는 가을 사이에 방문한다면 당대 부자들이 부를 뽐내기 위해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가져온 이국적인 나무와 꽃들을 구경할 수 있다. 두꺼운 스카프를 미리 챙겨가면 잔디밭에 깔고 누워 푸른 포르투갈의 하늘을 실컷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즐기다보면 신트라를 무박으로 잠깐 다녀오기엔 너무나 짧고 아쉬운 것이다. 이렇게나 볼 것이 많고, 갈 곳이 많은 곳이니 말이다.
영국 시인 바이런은 몬세하트 별장의 주인의 초대를 받아 몬세하트에 머물게 되고, 이때 신트라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가 스페인, 포르투갈 등지를 여행하고 쓴 여행기 <차일드 헤럴드의 편력>에 신트라를 에덴동산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특히 낭만주의 시가 발달했는데, 문학비평가들은 이가 영국의 우울한 날씨 때문에 자연에 대한 예찬, 정열과 혁명의 정신 등등이 특징인 낭만주의가 활짝 핀 것이 아닌가 평가하기도 한다. (실제로 나중에 영국에 와서 살다보니 포르투갈과 영국 날씨의 차이는 거의 다른 행성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정도였다.)
볼거리 풍부한 신트라에서 열심히 구경하다가 당이 떨어질 때면 신트라 지역특산 디저트인 께이자다(Queijada)와 뜨라베세이루(Travesseiro)를 커피 한잔과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둘다 그냥 먹으면 너무 달아서 별로 안 좋아할 수도 있지만, 신트라궁을 방마다 열심히 구경하고 시내 한바퀴를 돌고 먹으면 아주 몸에서 필요한 당분을 제대로 채워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