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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Nov 17. 2023

성과를 극대화하는 강력한 무기

TOP 매출 빌드업 ②

저는 오프라인에서 일할 때 모든 숫자를 하나의 엑셀 파일로 만들어서 관리했습니다.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까지도 관리했는데 한없이 늘어나는 관리 포인트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 거예요. 이렇게 되면 월별 목표와 마케팅 이슈에 따라 집중 브랜드 선정과 전략을 자연스럽게 달리 하게 됩니다. 이렇게 사계절을 거듭하며 자기만의 패턴과 지식을 쌓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당시 제가 사용하던 '12달 성과 관리 워크시트(연간.분기.월간)' 엑셀 파일을 공유합니다. 실제 브랜드와 매출액이 적힌 예시도 포함되어 있으니 각자 업무에 맞춰 베리에이션하고 잘 활용하기 바랍니다.(아래 첨부파일 다운로드)



MD로서 스킬업을 위해 제가 오프라인 MD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와 성과를 소개할게요. 온라인으로 이직할 때 면접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내용이라 온라인에서도 통하는 핵심 스킬이에요. 백화점 여성층 담당이었을 당시 졸지에 혼자 여성층의 40개 브랜드를 관리하게 되면서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보통 팀장 1명, 담당 1명, CS 매니저 1명 이렇게 3명이 대형 점포의 한 층을 관리하는데 갑작스럽게 팀장이 발령이 나고 CS 매니저는 충원이 안 되면서 저 혼자 남게 된 거예요. 물론 규모가 훨씬 큰 온라인에서는 40개 브랜드가 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때 대형 오프라인 점포에서 15년 차 팀장이 책임졌던 40개 브랜드를 겨우 3년 차인 제가 혼자 관리한다는 것은 상상 초월의 부담이었죠.     



제가 쉬면 층의 관리자가 없는 상황이라 휴무도 거의 못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80/20 법칙》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는데 “80을 만드는 20에 몰입하라”는 메시지가 뇌리에 박혔어요.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그대로 현장에 적용해 보기로 했죠. 실질적으로 우리 점포의 80% 수익을 창출하는 상위 20% 브랜드가 어디인지 분석했고 수익 관점으로 우선순위에 따라 브랜드들을 A, B, C, D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의 관리 포인트를 심플하게 세팅했어요.     



그렇게 수익을 창출하는 A그룹 8개 브랜드에 무조건 최우선으로 집중했습니다. 40개에서 8개로 관리 브랜드 수가 확 줄어든 거죠. 그다음으로 수익을 갉아먹는 B그룹은 정식 절차에 따라 퇴출하며 브랜드 교체 작업을 진행했어요. 제 몫을 하는 C그룹은 가만히 놔두면 되었고, B그룹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불안했던 D그룹에는 손익분기점 매출 목표를 주고 달성률만 관리했어요. D그룹은 B그룹이 퇴출당하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레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더라고요.     



큰 전략을 짠 후 그룹별 세부 전술을 계획하고 우선순위로 업무를 진행했어요. A그룹 관리의 핵심은 3개월 전에 8개 브랜드 임원진을 다 만나서 대형 기획전을 협의하고 상품을 확보하는 것이었어요.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임원진에 ‘귀사가 당사에 기여하는 바가 이렇게 크기 때문에 당사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귀사에 집중하여 모델 매장 만들기를 하겠습니다. 그러니 상품의 가격과 물량을 당사에 집중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거죠. 20년 이상 경력의 임원진이 이제 막 3년 차 팀장 대행인 저를 봤을 때 얼마나 귀여웠겠어요. 거듭해서 열정과 진심으로 다가가자 브랜드 임원진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스템을 만드니 저 혼자 한 개 층을 관리하면서도 연간 영업이익 23억 원 개선이라는 최대치의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제 연봉의 몇십 배를 회사의 이익으로 창출한 거죠. 저는 최고 평가를 받았고, 최연소 팀장이 되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고민하면서 읽었던 책이 직장 생활의 터닝포인트가 된 거예요. 책과 그리 친하지 않았었는데 새로운 눈을 뜨게 되니 일이 재미있어지더라고요. 수동적으로만 일하다가 그 누구도 알려 주지 않은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고 현장에 실제로 적용하면서 주도적으로 일하게 되었죠. 끌려다니면 힘들지만, 끌고 나가면 재미있습니다.     



80/20 법칙은 온라인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요. 제가 오프라인 MD에서 온라인 MD로 업무 전환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죠. 유통회사 대부분이 그렇지만, 전 직장에서도 현장 근무를 굉장히 강조했습니다. 본사 매입 MD일 때도 주 1회씩 백화점, 아울렛 등 현장에서 직접 판매를 하며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곤 했죠. 현장 근무를 하던 어느 날, 50대 주부 고객들이 지나가며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어요. “우리 딸한테 쇼핑하러 아울렛에 같이 가자고 했더니 글쎄, ‘엄마 누가 요새 매장에서 옷을 사. 인터넷이 더 싸고 편해’라고 하는 거 있지. 옷도 안 입어보고 어떻게 옷을 산다는 건지 모르겠어.” 순간 저는 오프라인의 심각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했어요. 실제로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이동하는 고객 니즈를 좇아 저도 온라인으로 전향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런데 온라인 회사에서 오프라인 출신 MD를 그냥 뽑지는 않거든요. 저는 오프라인 경험과 지식을 어떻게 온라인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이직 준비를 했어요. 당시 네이버 스타일 윈도가 백화점, 아울렛과 연결되어 확장하던 시점이라 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네이버 스타일 윈도를 통해 어떻게 하면 온라인 매출을 활성화할 수 있을지 프로젝트를 했어요. 온라인 관점으로 오프라인을 계속 바라보려고 공부하며 노력한 거죠.     



한 브랜드 매장에서 있었던 일인데, 온라인 주문 건으로 점주와 직원들이 온종일 포장 상자를 만들고 택배 발송을 하느라 매장에 집중을 못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점주는 브랜드에 온라인 상품 전용 포장 상자가 있는데 온라인몰에서만 사용하고 오프라인 매장에는 제공하지 않다 보니 일일이 일반 상자를 잘라 온라인 배송에 최적화된 크기로 포장 상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소연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브랜드 본사 관계자를 만나 해당 매장의 월 매출 1억 모델 매장 만들기를 할 테니 온라인 전용 상자를 지원해 달라고 협상했어요. 낭비되는 리소스를 해결하니 3개월 만에 자연스레 그 매장은 온라인, 오프라인 매출 모두 신장하며 모델 매장이 되었고요.     



또한 직원이 매장에서 직접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상품을 업로드하면 퀄리티가 많이 떨어지는 문제도 해결했습니다. 브랜드 본사에 협조 요청을 해서 매장 내에 추가 아트월을 만들었고 온라인 상품 촬영을 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디스플레이 공간으로 활용했어요. 그렇게 썸네일 퀄리티가 올라가서 매출 개선이 된 사례를 다른 매장에도 확산했고요. 또 오프라인에서는 판매자가 고객과 직접 대면하기 때문에 상품 설명을 디테일하게 해 줄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럴 수 없잖아요. 대면 판매를 하는 것처럼 상세하면서도 핵심적인 셀링 포인트를 온라인 상세페이지에 담을 수 있도록 매장 직원들과 긴밀히 협업했습니다. 전과 후를 비교해 매출이 상승한 우수 사례는 여지없이 다른 매장에도 적용시켰죠. 이렇게 온라인 관점으로 오프라인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던 것들이 온라인 MD로 전향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MD에게는 매출과 수익 창출이 최우선 과업이라 무엇보다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것이 중요해요. 고객이 우리 플랫폼을 방문했을 때 좋은 경험을 하도록 고객 관점에서 끊임없이 서비스를 개선해야겠죠. 내외부 협업을 통해 유관부서와 끊임없이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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