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바꿔먹는 시기
어제, 오늘 오전 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질 거란 뉴스를 본 것 같다. 실제로 오늘 오전은 평소보다 좀 더 쌀쌀했고 막연하게 느껴지던 가을이 확연하게 체감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이라고 한다. 여름에서 겨울을 향해 갈수록 밤은 길어지고 낮은 짧아진다. 그 사이에 있는 시기가 추분으로 추분은 계절의 분기점으로 의식할 수도 있다.
추분은 여름의 기운이 남아 낮 기운이 높다. 마치 유난히 어지럽고 더웠던 올해 여름의 잔재가 아직 남아 우리가 가을을 맞이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 같다. 짧고 얇던 옷은 다시 길고 두꺼운 옷으로 바뀌고 냉방 기구들이 들어가고 온열 기구들이 나온다. 그리고 여름 내내 답답하게 하고 숨 쉬기 힘들게 했던 마스크를 쓰기가 더 편해진 듯하다.
마스크는 이제 어딜 가더라도 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끔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과 시비가 났다는 뉴스를 듣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인식은 마스크는 꼭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스크가 당연시될 만큼 코로나의 영향은 무시 못하며 삶의 형태까지 바꿔버리고 있다. 비대면 교육, 비대면 예배, 온라인 상점 강화, 급격하게 의료시설 등에 대한 강화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코로나 블루(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와 같은 우울증 역시 함께 찾아왔다. 외적인 질병이 우리의 마음까지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지난 몇 개월을 지내 오며 우리 사회는 타인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과 서로에 대한 불신과 같은 모습을 많이 봤다. 코로나라는 불신의 씨앗이 너무나도 깊숙하게 뿌리내려 쉽사리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뿌리가 없어질 수 있을까. 타인을 위해 손을 내미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봉사하고 기부하고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도 많다. 다만 그런 사람들이 매체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 내 주변에서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런 사람이 내가 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꼭 기부나 봉사를 하지 않더라도 좋다. 그것들이 선의 지표가 될 필요도 없다. 그저 자기가 있는 곳에서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 잘못이 있더라도 먼저 욕부터 하지 말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길 바라는 마음. 예수는 형제의 죄를 사해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해달라고 기도했다.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는 유대인들을 보고서 죄 없는 사람보고 돌을 던지라 했다.
잘못과 실수에 대해 비판은 하되 비난은 하지 않아야 한다. 또 맹목적으로 욕을 해서도 안 된다. 답답한 마음에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한 것도 있지만 단순 화풀이를 위해 타인을 욕해서도 안 된다. 이 시기가 매우 어렵고 힘들지만 각자의 마음이 선의로 가득하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면 미약하게나마 세상은 변해갈 것이다.
날씨가 쌀쌀하다. 이번 겨울은 여름철 차가웠던 마음과 다르게 추운 날 속에서도 뜨거운 마음을 가진 여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