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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 jakka Dec 30. 2018

Me VS Me

올 해도 좀 살만 했네요

글 시작 전에 말씀드립니다. 이 글은 여러분께 도움이 안 될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을 작성하지 않을까 했지만, 올 해의 잡다한 생각과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제겐 나름의 의미가 있습니다. 제게 의미가 있어야 다음 글도 공연도 인생도, 더  나아질거란 강한 믿음으로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또 나름 0.00000000000(마음 같아선 0의 개수를 2019개 찍고 싶다) 1%의 소소한 재미라도 느끼시길 바라며.


순간의 힘의 저자 칩 히스와 댄 히스는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경계점이라고 인식되는 특정한 날이 있다. 애덤 알터와 허시 필드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생일에 대해 조사했을 때, 응답자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뽑은 나이는(많은 대답을 얻은 순으로 나열할 때) 다음과 같았다.
18
21
30
40
50
60
100
이것들이 바로 우리 인생의 ‘이정표’가 되는 생일이다. 우리는 이 숫자에 이를 때마다 특별한 축하를 받거나, 100번째 생일의 경우에는 아직도 살아 있느냐는 약간 꺼림칙한 축하인사를 받게 듣게 된다. 50세가 되면 일종의 분기점을 넘어서는 기분이 되지만 실은 정말 느낌일 뿐이다. 몇 번째 생일이 됐든 우리는 그저 어제보다 하루 더 나이를 먹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런 확고한 순간을 갈망한다. 해가 바뀔 때마다 새해 다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던가? ‘새출발 효과’는 새해 첫 날 뿐만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모든 경계점 날짜에 적용되는 셈이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과거의 나와 새로운 나를 구분할 분명한 표석이 될 결정적 순간을 창조하라.


우리는 어떤 순간에 어떤 감정, 즉 무언가를 느낍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사람은 처음이라는 말에 또 어떤 사람은 마지막이라는 말에. 그리고 그 무언갈 느끼고 받아들일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다가옵니다. 2018년이 하루 남았고 이제 곧 2019년이 시작되기 때문인데요. 그 이틀이란 시간을 순간으로 살고 싶은 마음에 ‘2018년 열 가지 뉴스’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자 그럼 이쪽으로.




2018년 열 가지 뉴스 (순서대로 나열)


1. 킹키부츠 공연

2017년 연말부터 공연해서 2018년 초까지 공연한 뮤지컬 킹키부츠. 초연 때 참여했고 재연 오디션에서 합격까지 했지만,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 중 십자인대 파열(인생이란!)로 킹키부츠 재연 공연에 합류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애증의 작품. 그리고 삼 연 때 오디션을 봐서 내가 살아있다를 보여준 작품. 그렇다. 난 아직 살아있다. 왔노라. 오디션 봤노라. 공연했노라.


2. 필라테스 자격증 취득

 2017년 가을부터 준비해서 2018년 1월에 취득했다. 대학 때 어렴풋이 해부학을 배우긴 했으나, 깊은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필라테스 자격증을 공부하며 배우로서의 신체 트레이닝 방법에 대한 고민하게 되었고, 내 몸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내 인생에 대한 이해까지 조금 더 필라테스(우리가 흔히 부르는 필라테스라는 이름은 이 운동을 만든 사람의 이름이고, 그가 처음 정한 운동 이름은 컨트롤 로지(Contrology), 즉 조절학이었다)하게 되었다. 오죽하면 인생과 필라테스를 엮어 본 ‘당신의 인생 CORE는 무엇인가요?'(https://brunch.co.kr/@creatjun/4)라는 글이 공유수, 조회수가 높은 글 중에 하나이다.(인생이란!)



3. 글쓰기란 걸 시작하고 브런치 작가가 되다.

나랑 다른 듯 비슷한 남자. 그리고 성장에 대한 욕구와 신성한 호기심이 많은 친구가 있다. 그는 일본 여행을 함께 한 미스터 킴. 그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올해 초에 커피를 마시며 이런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호자까 : (아무 생각 없이) 나 블로그 만들어 볼까?

미스터 킴 : 나도 나도. 나도 블로그 만들래

호자까 : 오케이

미스터 킴: 오케이


이렇게 그냥 시작하게 된 글쓰기.(인생이란!) 네이버 블로그는 뭔가 하기 싫었고, 내 성장의 8할을 담당하고 있는 성장판에서, 글쓰기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듣다가 티스토리라는걸 알게 되었다. 티스토리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 글의 제목은 It`s better than nothing(http://creatjun.tistory.com/3). 그렇게 글을 일주일에 하나씩 쓰던 중. 내 책 친구 중 한 명(누군지 기억 안 나. 미안해. 인생이란)이 브런치라는 곳에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그게 뭐여? 먹는 거야?’라고 했다가 욕을 한 바가지 먹었던 기억이. 그럼 나도 써볼까? 그런데 브런치라는 곳은 내가 어떤 글을 브런치에 쓸 건지, 그동안 작성한 글은 뭔지, 일종의 기획서(?) 같은 걸 내야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 책친구는 떨어지고 나만 된 것(인생이란!) 브런치 첫 글의 제목은 전호준의 글쓰기(https://brunch.co.kr/@creatjun/2)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아직까지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이 글도 그 과정의 하나라는 것.



4. 시카고 공연

내 배우 인생에서 연기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작품. 왜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알게 해 준 작품. 연기는 말도 포함하지만 액팅이다. 스펠링으로 ACTING! 아닌가. 행동하다는 뜻. 해외여행을 가서 그 나라 언어를 못해도 바디랭귀지로 의사소통이 된다(물론 나라에 따라 바디랭귀지의 의미가 다른 곳도 있다). 또 뮤지컬 오디션을 해외 크리에이브팀이 진행하는데, 그들이 한국말을 하는가? 못한다. 그런데 그들은 한국말이 아닌 바디랭귀지로 그 사람의 액팅을 본다(한국 협력연출이 기본적인 딕션을 본다).  난 액팅을 뮤지컬 시카고를 통해 배웠고 배우고 있다. 땡큐 쏘 머치



5. 생활 체육 지도사 자격증 (헬스 트레이너 자격증)

필라테스 자격증을 공부할 때, 함께 모인 멤버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생활 체육 지도사 자격증을 알게 되었고 관심도 가지게 되었다. 국가 자격증이라 필기, 실기, 연수, 현장실습 등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지만, 운이 좋아서 모든 것을 다 진행할 수 있었다. 인생이란! 다행이다. 이 자격증도 공부하면서 사람의 몸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배우 신체훈련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감사하다.



6. 독서모임에 가다 그리고 운영하다

독서모임에 나가는 건, 올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뮤지컬 배우의 스케줄과 일반적인 독서모임의 맞는 스케줄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월요일에 쉬고, 화-일 공연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한 두 번 성장판 문래 독서모임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고, 마침 강남 모임의 운영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내가 지원했다. 성장판의 신정철 작가님이 선뜻 내게 독서모임 운영의 기회를 주셨다(인생이란!).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감사 말씀 전한다. 6-7개월의 독서모임을 통해 느낀 것 중 제일 좋은 건, 이해 관계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책 한 권을 같이 읽고 책에 대해 인생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주고받는다는 것. 대한민국 사회가 토론이 잘 안 되는 나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런 독서모임이 더 많아져야 사회가 전체적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7. 이사

이사라는 것을 했다. 위치는 한남동에서 이태원으로. 그래서 아직도 이태원 남. 위치적으로는 거기서 거기지만 내 심리적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집을 구할 때 각종 어플을 통해, 발품을 팔아 이곳저곳을 가봤지만, 뭔가 느낌이 오지 않았다. 직감이란 것인가. 그러다 내 몸이 이태원으로 날 이끌었다. 무작정 부동산 한 군데를 방문하여 집 한 곳을 소개받았는데, 그 집이 지금 내가 사는 집이다. 집이든 사람이든 내 건 자연스럽게 오게 되어있나 보다. 라이프 이즈 타이밍! 인생이란!


8. 태어나 처음 해본 기부라는 것

책을 보며 제일 좋았던 건, 세상에 대한 관심과 관찰이다. 내가 사는 대한민국뿐만이 아니라 저 반대쪽의 나라도 생각해보고, 나와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삶도 구경해봤다. 그러다 장 지글러/갈라파고스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읽고 기부라는 것에 까지 생각이 닿았다. 올해 내가 한 기부로는 가수 인순이(뮤지컬 시카고로 인연이 닿았다)의 해밀학교 정기후원과 아름다운 가게, 아이스 버킷 챌린지 그리고 책 읽어서 남 주기를 매달 하고 있다. 모두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나 같은 사람이 많이 모이면 큰 도움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아직 세상은 아름다우니까.


9. 미스터 쑈 조안무

뮤지컬 시카고 음악감독과 배우로 수년 전에 만났지만 현재는 뮤지컬 시카고의 배우로 한 무대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박칼린 감독.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온 카톡. ‘호준. 대화 좀 할까?’ 그녀가 연출하는 미스터 쑈라는 공연의 조안무를 제안했다. 조안무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제안을 받았을 때 내가 엄청 바빴다. 공연에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 공부에 여행 스케줄에. 그래서 내가 제안했다. 이런저런 스케줄이 있는데, 이 걸 컴퍼니에서 이해해주면 나는 무조건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운이 좋게도 컴퍼니에선 결국 날 받아들였고, 난 조안무를 할 수 있었다(인생이란!). 무엇보다 조안무를 하며 좋았던 건 쇼 비즈니스를 배우의 자리가 아닌 조금 다른 자리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 날 고용한 그분께 감사를.



10. 생산성에 대해 고민하다

올 한 해는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했다. 특히 생산성이란 것에 초점을 두었고, 이런저런 시도를 했다. 그 시도로는 전체 필사, 부분 필사, 세 줄 일기, 마인드 맵, 스몰스텝 등등이 있다. 전체 필사는 하다가 자진 하차했다. 사정이 있는데 그 사정을 말하는 것보단 전체 필사를 하며 느낀 것을 말하는 게 좋겠다. 인간은 상황의 동물이란 것을 깨달았고, 전체 필사는 긴 호흡이라 쉽지 않구나를 느꼈다. 안 맞는 건 과감히 내려놓는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내게 잘 맞는 건 부분 필사, 세줄 일기와 스몰스텝. 100번의 세줄 일기로 글도 썼었다 (https://brunch.co.kr/@creatjun/17). 이 세 가지는 아직도 거의 매일매일 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나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내 의지 때문이 아니다. 함께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직접 만나 뵌 분이 몇 분 안되기 때문에 그분들의 얼굴을 모른다. 하지만 카톡방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서로에서 자극을 주고 영감을 받는다.  카톡방의 꾸준한 영웅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올 한 해를 정리해보니 정말 의미 있는 순간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올해도 그랬듯이 내년도 또 그다음도 의미 있는 순간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인새이란! 인생이란? 서프라이즈의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뭔가가 확실할 때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편안할 것인가 살아있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인생이란!



연말 분위기 때문인지 글이 마음대로 써지지 않네요. 그래도 뭐 정리했다는 것에 의미를! 글 앞부분에 말한것처럼 제게 의미가 있어야 좋은 글이든 좋은 연기든 나올 거 같아요. 올 한해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호자까는 계속 됩니다. 전 편안함보단 살아있음을 택할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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