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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석금 Aug 02. 2019

[하루 20분 18일] 생각 없이 웃기로 하였다.

미소가 더 아름답게 느껴질 때.

나에게도 웃음에 대한 철학이 생겨나기 시작한 걸까.

아침 일찍 출근을 서두르며 거울 속의 나와 만났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이었지만 막 세수를 하고 나온 후라 그런지 자연미가 있었다.


가끔 거울을 보며 남편한테 물어본다.

<나는 화장한 얼굴보다 안 한 얼굴이 더 괜찮은 거 같아요.>라고

그럼 남편은 <자기는 화장은 참 열심히 하는 거 같은데 늘 안 한 얼굴 같아 보여.>라고 답하며 미소를 짓는다.

<화장을 해도 안 한 얼굴같이 보이면 기초화장만 하고 다녀도 되겠어요.>라고 다시 말해본다.

그때는 남편이 단호한 목소리로 <직장 다니는 사람이 그건 예의가 아니지.>라고 말한다.

살짝 기분이 뾰로통해지며 듣고 은 답을 구하듯 <도대체 안 한 게 낫다는 거야. 화장한 게 낫다는 거야.>라고 재차 물어본다.


끝내 돌아오지 않은 답을 궁금해하며 펜슬로 눈썹을 그렸다. 오늘따라 눈썹이 매끄럽게 고쳐지는 걸 보니 많이 웃는 날이 되려나 보다.   


켜놓은 TV에서 드라마 재방송을 하고 있었다. 내가 즐겨보던 드라마였기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쏠렸다. 서로 사랑하는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우연히 길에서 만나 서로를 쳐다보며 애틋하게 눈을 맞추고 함박웃음을 짓는 게 보였다.  남자 주인공의 미소가 명품이었다. 정말 아름다운 미소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자연스럽게 내면에서부터 흐르는 듯 지어지는 미소가 가장 아름답다.'라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이 [하루 20분]에 도전한 뒤로는 하기 전보다 웃는 일이 많아졌다. 아주 오래전 조금은 얄미운 남자 선배가 나에게 조언이랍시고 해준 말이 생각났다.

 

<왜 남자들이 어린애들을 좋아하는지 알아? 그건 반응이 빠르고 호응력도 높기 때문이지. 그런데 넌 예쁜 나이에 잘 웃지도 않고 너무 바른 소리만 하니 누가 다가가려 하겠냐.>라고. 남자 선배의 말을 들은 나는 정말 상처를 받았었다.


나도 정말 많이 웃기도 하고 여자 여자 할 때도 많은데 왜 모를까. 리액션[reaction]이 강해질 때는 역시 가족들 속에 있을 때다. 눈빛 하나에도 그 뜻을 알아채고 배려해주는 나의 가족들, 그리고 남편과 함께 있을 때다. 그때만큼은 주변의 눈치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 당연히 생각 없이 맘껏 웃게 되는 것이다. 


오늘기대한다. 많이 웃는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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