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랑 Aug 19. 2022

말도 안 되는 맛

이건 사기야...!

    OTT 플랫폼 중 하나인 티빙에는 '서울 체크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무한도전 PD였던 김태호 피디님이 MBC를 나오신 이후로 처음 선보인 콘텐츠이다. 바로 슈퍼스타 이효리 님이 나오시는! '효리는 서울에 오면 어디서 자고, 누구를 만날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고 하는데, 그 취지에 걸맞게 이효리 님이 서울에 오셔서 다양한 인연들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 눈을 사로잡은 편은, 바로 이효리 님과 박나래 님이 만난 1화였다. 1화에서는 연예계의 소문난 주당인 두 분이 만나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셨다고 나온다. 호기심천국인 나는 '두 주당은 어떤 음식으로 해장을 할까?'가 너무너무 궁금했다. 손맛 좋고 요리 잘하기로 소문난 박나래 님은, 일어나자마자 아침밥상을 준비하셨는데 묵은지를 씻어서 된장국을 끓이시는 것이 아닌가! 누군가 나에게 소울푸드가 뭐냐고 묻는다면, 치킨도 아니요, 마라탕도 아니요, 단연코 배추 된장국이라고 큰 소리로 외칠 수 있다. 그런데, 묵은지 된장국이라니?! 바아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레시피가 엄청 많이 나와있었다. (나만 몰랐다는 이야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냉장고의 문을 비장하게 열었다.



1. 찬물에 멸치 팩을 담가 둔다.
2. 묵은지는 깨끗이 씻어서 먹기 좋게 썰어준다. (국에 넣을 예정이므로 물기는 안 짜도 된다.)
3. 재료를 다듬기 전에, 멸치 팩을 담가 둔 냄비를 불에 올린다.
4. 두부, 배추, 파 등은 묵은지와 같은 크기로 일관성 있게 썰어준다.
5. 잘 우러난 멸치육수에 된장은 평소 넣는 양의 반만 넣는다. (김치에서도 짠맛이 나오기 때문!)
6. 준비한 재료를 다 넣고 한소끔 보글보글 끓여준다.


    

    맛있는 배추 된장국에 묵은지가 더해진 묵은지 배추 된장국. 당연히 맛있을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건 정말 '말도  되는 '이었다. 뜨끈한 국물을   떠먹으면 묵은지에서 우러나온 새콤함과 된장의 구수함이 입안에서 왈츠를 추고, 부드럽게 씹히는  익은 배추와  사이로 묵은지가 간간이 나타나 짭쪼름한 간을 더해주니  맛이 더할 나위 없었다. 79억 명이 넘는 지구의 모든 인류를  묵은지 배추 된장국 하나로 홀릴  있을  같았고,    그릇을 먹기 위해 살아왔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맛있었다.

    혹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 ! ! 해 먹어 보기를 강력히 추천드린다.




- 파랑 -

내일은 일어나자마자 묵은지 배추 된장국을 끓여야겠습니다, 침이 꼴깍 넘어가네요.

메모장을 보다가 쓸게 없으면 사진첩으로 넘어갑니다. 사진에서 추억을 발굴해내어 글을 씁니다. 현재 매일 한 개의 에세이를 써 매일 브런치에 올리는 '50일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


이전 12화 간장게장의 인생 2회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