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끝은 있다
"이 놈의 회의는 언제 끝나는 거야"
"저 놈 누가 안 잡아가나?"
일꾼으로 살아가며 그 끝을 기다린다. 일하러 온 건지 회의하러 온 건지 끝없이 이어지는 회의에 진이 빠진다. 회의하는 동안 메일은 끝없이 수신되고 , 메신저 창은 쉼 없이 깜빡인다. 끝없는 일에 치여 그 끝을 바랐건만 회사와의 이별이 성큼성큼 다가오자 끝없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 끝에 미련과 아쉬움이 가득 채워지고 있는 듯하다. 그 끝에 쌓여가는 회한을 흩트린다. 그 끝은 회사와의 이별일 뿐 나의 삶은 계속될 것이기에 그 끝을 두 팔 벌려 환영할 수 있기를. 보이지 않는 그 끝이 희미하게 보이던 순간 몰려오던 두려움. 어느 순간 속도 높여 성큼성큼 가까워질 때의 당혹감을 덤덤히 받아 들 수 있기를.
두고 보자 다짐했건만 떠나간 밉고 밉던 얌체, 꼰대, 장수, 스타 일꾼이 그리워진다. 출근 길, 출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