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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 취하다 Sep 27. 2024

미 ; 출근 詩, poem 3

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일꾼의 미
 (未 아닐 미)


신규 일꾼 업무


업무 규정 준수


비용 품의 승인


대체 인원 충원


사고 발생 경위


상반기 영업 이익


현장 안전 점검 실시


프로젝트 진도


성과급 지급 확정



  일꾼에게는 유종의 미가 요구된다. 완성되지 않은 '아닐 미(未)'는 끝날 때까지 일꾼을 괴롭힌다. 보고서에 적힌 미흡, 미숙, 미결, 미상, 미달, 미실시, 미정은 보고서 담긴 노력과 무관하게 상사의 화를 부른다. 일꾼에게 여백의 미는 허락되지 않는다.

  어느날 문득 '아닐 미'가 반갑다. 미숙한 신입 일꾼이 목표 미달 사유 보고서를 들고와 자문을 구한다. 미흡한 점을 조언해 준다. 미완성된 일이 계속되기에 꼰대 일꾼, 장수 일꾼도 필요한 것이다. 잘 돌아가는 업무라면 값비싼 숙련 일꾼이 필요없겠지.

  유종의 미를 다짐하며 출근 길에 오른다. 일꾼의 시작은 미비하였으나, 그 끝은 아름답기를. 미생(未生)으로 시작하여 미생(美生)으로 이어지길. 출근 길, 출근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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