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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 취하다 Sep 23. 2024

긁 ; 출근 詩, poem 3

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쓰라린 데 상처주는 긁 ?
가려운 데 시원하게 긁 !

'초등학생도 이거보다 잘하겠다'

신입 일꾼 긁?


'돈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웬 열일'

열정 일꾼 긁?


'자기만 전문가야? 잘났어 정말!'

숙련 일꾼 긁?


'언제적 얘기야, 몇 번째 얘기야?'

꼰대 일꾼 긁?


'그 나이 먹도록 뭘'

장수 일꾼 긁?


'임시직이죠? 이제 곧 아저씨죠?'

스타 일꾼 긁?


  어쩔티비, 저쩔티비 시대는 갔다. 뒤늦게 어쩔티비 사용법을 이해했는데 이제는 '긁' 이란다.
 
   '긁'  일꾼에게는 기억에 남는 '긁'이 있다.
  신입 일꾼이었던 시절 기억에 남는 '긁'.
  경력직으로 입사한 김과장님이 며칠동안 식사를 못하셨다.
  "과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팀장님이 '밥 값도 못하네' 라고 하셨어"

  숙련 일꾼이라 자부했던 김과장님은 이런 모욕적인 말은 처음 들어보셨다며 큰 상처를 받으셨단다. 며칠 후에는 '초등학생도 이거보다 잘하겠다' 라는 2연타를 맞으며 한 달여간 힘들어하셨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그 김과장님이 정말 일을 못하냐고? 그분은 훗날 팀장, 해외법인장, 임원까지 지내셨다. 동료와 후배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가려운 것을 긁어 주시던 따뜻한 분이셨다.

 상처주는 긁, 상처받는 긁이 아닌 가려운 곳을 서로 긁어주는 일꾼의 하루이길.  출근 길. 출근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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