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철근육 Oct 09. 2018

업무에 대해 강의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이란.

직접 경험한 게 많다는 뜻이다.

예전에 유사한 주제로 글을 썼다.

https://brunch.co.kr/@crispwatch/82

이 때는 일을 잘 한다는 것을 {이해력, 스피드, 책임감}이란 조합으로 일반론적인 설명을 했다. 이번엔 조금 더 현실적은 접근을 하려 한다.




잡상의 발단은 이랬다. 하루는 멘토로 모시는 분과 차를 마시는데 그 분께서 말씀하셨다. 주제는 업무 순환이었다.


업무 순환은 단순히 여러 보직을 거치게 하는 게 아니야. 그 사람이 업무에 대해 강의를 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을 갖추었을 때 다른 업무를 경험케 해야 시너지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네.


흔한 조언처럼 들릴 수도 있는 대화였다. 그러나 그분께서 굳이 저 시점에 내게 이것을 언급하시는 이유를 곱씹다가 고민이 한 곳으로 귀결됐다. 바로 '강의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업무 역량'에 대한 정의였다.




강의는 강사와 수강생 간에 진행하는 지식의 전달 과정이다. 이때 강사는 그 주제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여기까지는 간단하다. 중요한 것은 다음 질문이다.


우리는 왜 강의를 듣는걸까?


모르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답해서는 안 된다. 단순 지식은 책으로 정리돼 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EBS를 비롯한 강의를 생각해 보자. 문제집이나 참고서는 이미 갖춰져 있다. 모르는 문제는 해답에 풀이가 나온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강의를 듣는다. 강사 중 일부는 한 해에 수 십억을 버는 수퍼스타가 되기도 한다.


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의를 듣는 이유는 책에 기재된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을 강의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남들은 모르는 심화 문제가 되었든 혹은 멋진 말로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든 상관없다. 책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해 주는 아이템이 많을 수록 인기 강사가 된다.




업무에서 인기 강사란 무엇일까? 답은 다양할 것이다. 내가 생각한 것은 다음과 같다.


경험을 많이 해 본 사람


업무에 대한 중립적 팩트는 매뉴얼로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그것이 곧 책이고 교과서이자 참고서고 문제집이다. 이 지식만 알아도 평범한 강의를 할 수 있다. 업무로 따지자면 '전임자 만큼은 그 업무를 문제없이 진행하는 수준'이 된다. (물론 이 정도도 매우 훌륭하다.)


멘토 선배께서 내게 조언을 해 주신 속 뜻은 저 단계를 넘으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자면 업무에서의 인기 강사가 되는 조건을 알아야 한다.


업무에서 인기 강사는 단순 매뉴얼, 즉 일상적인 오퍼레이션 외의 것을 더 아는 사람이다. 이는 그 분야에서 겪은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는 뜻과 동치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많은 시도를 해 봤다는 말이고 이를 경영 언어로 바꾸면 '실행력이 높다'는 것이 된다.


즉, 내 업무에 대해 강의를 할 수 있으려면 기본적인 매뉴얼을 문제 없이 이행함과 높은 실행력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해 봐야 한다. 이런 사람이 업무 순환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커 갈 수 있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그 분의 말씀이 정리가 됐다.




그 분이 '왜 내게' 말씀 하셨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실행력 없이, 새로운 시도 없이 업무만 자주 바뀌다가 회사 내에서 정체성만 애매해 지지 않을까 걱정하신 게 아닐까. 혹은 질타를 하신 것인지도 모른다.


시중엔 책들이 많다. 많은 사랑을 받는 책 역시 동일한 맥락이라고 본다. 남들이 못 보는 면을 보여주는 것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