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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띤떵훈 Apr 01. 2021

주린이가 돌아본 4년의 주식 투자 -1

1부는 여기서 : https://brunch.co.kr/@critic/254

2부는 여기서 : https://brunch.co.kr/@critic/255

3부는 여기서 : https://brunch.co.kr/@critic/256

4부는 여기서 : https://brunch.co.kr/@critic/257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4년이 지났다. 2017년 3월에 주식 시장에 들어왔다. 다음 문장으로 적합한 내용은 '이러 저런 풍파가 있었다'였겠지만, 별다른 풍파 없이 4년을 보냈다. 내 주식 투자는 다음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잔잔



다르게 표현 하자면, '수면제 투자'다. 주식을 사고, 긴 잠을 청한다. 산 걸 잊어버린다. 한 게 없어 글을 쓸 필요가 있냐 싶다만, 그래도 손가락 놀린다. 글을 쓰는 이유는 크게 가지다. 잔잔한 투자실수는 다. 실수 재발을 막는 게 첫째. 재미가 둘째. 글 쓰는 건 재밌다. 든 소재로 삼는다. 관심 있는 분야면 더할 나위 없다. 나는 주식도 좋아하고 글쓰기도 좋아하니 주식에 대해 글 쓰는 일은 아주 재밌을 것이다.



시간순으로 쓸 생각이다. 투자할 때 남긴 글을 발췌해 어떤 종목을 어떤 논리로 샀는지 확인한다. 그렇게 산 기업이 얻은 결과를 덧붙인다. 투자 수익은 1년 단위로 정산한다. 


주식 거래 전후에 꼭 글을 남겼다. 상식 투자를 지향했다. 매수 매도엔 최소한의 논리가 있어야 다. 그 논리를 글로 정리해왔다. 고수들이 보기에 엉성할 것이다. '아이고 우리 귀여운 주린이. 한 겨울에 반팔 티 같은 친구네. 아마 추워(타블로 인용)'



승객 여러분 탑승 부탁드립니다. 배가 곧 출항합니다. 안전벨트 안 매셔도 됩니다. 수심이 낮고, 바람도 불지 않습니다. 제 투자는 심심합니다. 드라마 기대하신 분 계시다면 넷플릭스 가서 '빅 쇼트'나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를, 자막 보기 싫으신 분은 '작전'이나 '돈'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래도 주식 잔바리의 코 묻은 돈 굴리는 이야기 듣겠다면 배에 머물러 주세요. 자 갑니다. 뿌뿌(대충 경적 소리)



내 기억이 맞다면, 2017년 1월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 2016년부터 한국과 호주를 오갔다. 어머니가 아프셨다. 반년 동안 비행기를 10번 넘게 탔다. 어머니는 분당 제생병원에서 투병 중이셨다. 서현역 앞에 고시원을 잡고 병원으로 출퇴근했다. 내가 맡은 역할은 어머니 말상대, 간병인 정도였다.



서현역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영어 원서를 구매했다. 겸사겸사 영어 공부할 요량이었다. 어머니 목관에 찬 가래 빼면서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었다. 어머니가 면 책장을 덮었다. 책 대신 강한 엄마였던 약한 엄마를 지켜봤다.



금방 다 읽었다. 서현역 중고 서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눈에 띄는 제목을 발견했다. 안 살 수 없었다. '5년 후 포르쉐 타고 싶다면 미국 주식 지금 당장 올라타라'. 4년이 지났는데 포르쉐 못 탔다. 내년에도 못 탈 것같다. 아무튼 2010년 형 중고 캠리 오너는 화려한 변신을 꿈꾸며 책장을 열었다.



부자 아빠가 방아쇠를 당겼다. 시장에 돈이 있어야 모든 게 시작된다는 기요사키의 말을 들었다. 어머니를 간병 이모님께 맡기고 병원을 나섰다. 고시원 근처 증권사 문을 두드렸다. 기요사키는 잃어도 문제없는 금액을 (이를테면 100불) 시장에 넣으라 조언했다. 증권사 대리님 통해 증권 계좌 개설하고, 500만 원을 넣었다. 최고 안전형 펀드로 연평균 기대 수익률이 2% 전후였다. 예금인듯 예금아닌 예금같은 펀드여서 10만 원보다 더 넣었다. 공인인증서를 받아 호주에서 한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게 됐다.



며칠 뒤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내가 유일한 상속인이다. 어머니가 살던 신흥동 달동네 전세 보증금과 사망 보험금을 받았다. 그간 애써주신 친척분께 일부 드리고, 간병인 이모님께 수고비와 함께 월급 드리고,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친척 누나 월세 보증금 내주고, 장례 대금 및 남은 병원비를 지급했다. 남은 돈을 증권 계좌에 넣고 호주로 돌아왔다. 어머니 부재로 얻은 돈에 정이 가지 않았다. 그 돈을 사랑하는 게 불효다. 전부 잃어괜찮았다. 그래서 주식에 모든 돈을 넣었다.



한국 주식 입성은 2017년 3월 무렵에 이뤄졌다. 그해 3월 20일 날 쓴 글을 발췌했다.


미국 주식 포기
지난 두 달간, 미국 주식에 들어간다 난리를 쳤다. 들어갈 종목을 크게 3항목으로 나눠 구분하고, 그 항목 안에의 회사를 몇 개로 추렸다. 10개 정도 회사와 펀드에 분산투자를 할 예정이었다. 호주에서 한국 투자회사를 통해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본인 명의 핸드폰이 있어야 하고, 은행에 내방해서 계좌를 개설하고 opt 카드를 만들고, 환전을 해야 한다. 펀드매니저님과 현재의 증권사를 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중략...

한 달이 지났으나 대답을 받지 못 했다. 대리님이 너무 바빠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다른 투자 방법을 찾기로 했다. . 돈은 묵혀두면 물가상승률에 의해 가치가 떨어진다. 계속된 손해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미국 기업 살 계획이었다. 진짜 5년 뒤에 포르쉐 끌고 다닐지 확인하겠다. 미국 시장의 전망은 밝았다. 상대적으로 미국 기업의 성공은 세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미국은 세계의 중심이다. 증권사 대리님이 미국 주식으로 향하는 유일한 문지기였다. 노크해도 문지기가 대답하지 않았다. 포르쉐 말고 제네시스다. 그의 도움 없이 매매 가능한 한국 주식으로 눈을 돌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 취미는 읽고 쓰기다. 매년 100권 정도 읽는다. 독서는 특별한 각오를 요구하지 않는다. 취미에 신세졌다. 돈 넣기 전에 책 몇 권 읽었다. 잃어도 된다는 생각과 책에서 얻은 투자 개념이 매수를 도왔다. 주워들은 내용을 근거로 투자 원칙을 세웠다. 핵심은 주제 파악이다. 그때 이런 기준을 세웠다(발췌문에서 생소한 주식 용어가 나올 수 있다. 몰라도 글 읽는데 문제 없다. 스트레스 받는다면 건너 뛰시길)



주식 관련 책 몇 권, 인터넷에서 몇 달 자료 조사한 것이 지식의 전부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있다. 허접에 걸맞은 투자 방식을 강구했다.

우선 몇 가지 사실을 되짚었다.

1. 멀리 봤을 때 단타 투자로 성공한 사람은 많지 않다.
2. 장기전으로 갔을 때 시장 전체의 주가는 오른다.
3. 분산 투자는 위기 대처에 필수다.
4. 철저히 수치와 사실에 근거하여, 충동적 매수와 매도를 하지 않는다.
5. 나는 주식에 대해 0.0001%도 모른다.
6. 주식 초보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철저하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고, 그에 맞춘 투자를 하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내가 세운 몇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회사를 찾았다. 기준은 단순하다.

1. 매출과 영업 이익이 전년 대비 높다.
2. per이 동종 회사에 비해 낮다.
3. 시장 독점이 가능하다.
4. 업계 1위다.
5. 비전이 있고, 많은 투자를 한다.
6. 매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전과 비교했을 때 주식값이 낮다.
7. 정부 돈이 묶여 있다. 만에 하나 정부의 백업이 가능하다.
8. 전문가 대부분이 매수를 추천한다.




내가 세운 기준에 맞는 기업을 찾았다. 기업명을 따로 남기지 않았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하이닉스였던 것 같다. 6번 기준을 보면 알겠지만, 당시 나는 상대 평가 방식을 따랐다. '같은 주가를 기록했던 과거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면 저평가다' 나름대로 합리적 분석이었다. (지금은 절대 평가다)



첫 투자 결과는 어땠을까? 안 좋았다. 얼마큼 안 좋았나? 많이 안 좋았다. 사자마자 큰 수입을 냈다. 투자에서 초심자의 행운은 여러모로 좋지 않다. 시장의 변화는 종잡을 수 없다. 단기 호재를 분석해 들어간 게 아니다. 급하게 난 수익은 내 역량이 아니다. 운을 실력이라 착각했다. 2017년 3월 20일에 이런 글을 썼다.



오 일 동안 평범한 회사원 월급 정도 벌었다. 빨간색 글씨를 계속 보다 보면 정신이 멍해졌다. 너무 쉽게, 아무런 노력 없이 큰돈이 생겼다. 액정 안에 숫자들이 하는 말은 현실성이 없었다. 30분 뒤에 80만 원이 없어졌고, 다음날 180만 원이 생겼다.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숫자와 씨름하는 상황을 가정해봤다. 10년 내로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5년 치 차트에서 보이는 하루라는 점은 수없이 많은 지그재그가 모여 찍힌 것이다. 심신의 안정을 위해 점이라 믿고 무관심해져야 할 것 같다.

단타 시장에 공포도 덜 겸, 공부도 할 겸, 10만 원 버짓을 갖고 일주일 동안 5프로 수익내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친구와 장이 마감한 금요일 오후부터 토, 일을 포함한 이틀 반나절 간 들어갈 항목을 조사했다. 월요일 장이 시작하면 들어가고 금요일 장이 마감하기 직전에 돈을 빼는 것이다.



빨리 돈 버는 단타의 세계로 들어왔다. 첫 타석에 배트 풀 스윙했다. 10만 원을 단타용 버짓으로 정했다. 매수 버튼을 누르려다 멈췄다. 10만 원을 누구 코에 붙이나. 효능감이 필요했다. 매수 금액 뒤에 0을 2개 더 붙였다. 자릿수가 2번 바뀌었다. 단타의 세계는 아드레날린의 세계다. 짧게 쥔 배트로 한 풀 스윙의 결과는,








다음 글에서 알려드립니다.


2부는 여기서 : https://brunch.co.kr/@critic/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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