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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Jun 03. 2024

결과에 집착하는 나

결과보다 과정



폭염주의보가 있던 작년 어느 날,

지인 열 명과 함께 인왕산에 올랐다

무거운 다리로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는데

계속 뒤돌아 사진 찍는 한 지인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내려가면 볼 경치, 이따 찍으면 편할 텐데...'



하산하는 길에 누군가 그 지인을 찾았다.

"사진 찍느라 늦게 내려오는 걸 거예요."



내 대답에 돌아온 한마디는,

"와,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군요."



순간 깨달았다.

나는 결과만 바라보며 오르고 있지는 않았나?

산 정상에서 만세를 외칠 생각만 하며

중요한 순간을 놓치고 있었던 나.



요즘처럼 결과가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엔

올라가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 더 귀하다.

그 길이 힘들더라도, 그 안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가는 것.



공간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집 상태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의 여정을 바라보는 것.



정리란 그저 깨끗한 집을 만드는 일이 아닌,

그 사람의 이야기를 존중하며 삶의 흔적을 마주하는 시간이다.



앞만 보지 않고 그 안의 과정을 즐기고 볼 줄 아는 사람이 돼야지.



결과만 쫓는 게 아니라, 순간을 담아가는 여정

그게 바로 '설렘의 힘'이 아닐까




인왕산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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