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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석 Dec 27. 2017

내 자식이었음이 고마웠네....

년말 남은 일들로 조급하게 보내고 있는데

짧은 뉴스기사가 조급함을 차분함과 먹먹함으로 다가온다.


암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신 노모의 짧은 유서



자식으로 태어나

자식은 그자식의 어미,아비로 살아간다.

나도 그렇듯.


자식으로는 몰랐던 또 헤아리지 못했던 것들이

어미,아비가 되어서야 알아간다.  아주 조금이지만,,,


짧은 유서, 유언도 남기지 않으신 어머니가 생각난다.

아프실때,  아무말씀 없이 그저 나를 불쌍하고 측은하게 바라보던 물기마른

엄마의 눈과  주사바늘에 피멍이 든  보라색 얇은 팔목이 생각난다.


세상의 모든 어미 잃은 자식들의 아픔과 가슴매임의 크기와 깊이를

비교할수 있겠냐마는...


여덟이나 되는 많은 자식을 먹이고, 안아주신 분.

남아 있는것이 더 이상 없을거 같은분에게 받고 자란,

많은것들과,

또한 그 모든것에 비해 못한것이 너무 많은(아니, 해드린게 없는)

생각에 더 마음이 아파진다.


결혼하고 나서

엄마의 묘소에서 가까운곳에서 신혼살림을 살았다.

2년정도 지나,

밤이되면,  작은방에서 웅크리고 많이 울었다.

(엄마의 부재가 그때서야 느껴졌을까...)

아내에게 들킬까 싶어, 조용히 울었다.


그 울음이 무슨 속죄가 되고, 그 눈물이 무슨 씻김이 되겠냐마는

여러밤을 울었다.


시간이 지나,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며

엄마를 생각하는 날들도 차츰 줄어간다.

멀리 계시면서도 엄마는 나를 걱정하나 보다.


하지만,

오늘처럼 문득문득 찾아오는 엄마에 대한 생각에 그리움과 죄스러움은

더 날카롭고, 더 깊게 파고든다.


엄마.

고맙고, 사랑합니다.  다음에 만나요.

다음에 꼭......




2017.12.27    ㅅㅓㄱ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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